연준, 2670억달러 추가투자
장기채 사고 단기채 팔기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
장기채 사고 단기채 팔기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기진작을 위해 또 한 걸음을 뗐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일 이틀간의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말까지 2670억달러 규모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를 또 한 번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사들이고 단기채를 팔아 장기금리를 낮춰 경기를 진작시키는 정책수단이다. 연준은 이번에 3년 이하 단기국채를 매도하고 6~30년 장기채를 매입할 방침이다. 통화팽창을 억제하면서도 기업 투자를 유도해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차례 양적완화를 통해 2조3000억달러 상당의 장기 모기지 채권 및 국채를 사들여 유동성을 확대했다. 하지만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9월 이달 말까지를 시한으로 4000억달러 상당의 단기채를 장기채로 바꿔주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프로그램을 시행했으며, 이번에 이를 또 한 차례 연장한 것이다.
연준은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경기진작 수단인 ‘양적 완화’ 조처는 꺼내들지 않았다. 시장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양적 완화는 인플레이션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유로위기 등 대내외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카드 하나를 남겨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연준이 회의 뒤 성명에서 “상황이 더 악화하면 추가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뜻한다.
연준은 이와 함께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종전 방침을 재확인했다. 연준의 경기판단은 물가상승 압력보다 경기진작이 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연준은 2008년 12월 정책금리를 0~0.25%로 낮춘 뒤 3년6개월간 동결했으며 지난 1월에는 초저금리 기조를 최소한 2014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연준은 이날 유로위기의 영향으로 종전보다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낮췄다. 연준은 미 국내총생산(GDP)이 연말까지 최대 2.4% 성장하고 실업률은 최고 8.2%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지난 4월 예상했던 경제성장률 최대 2.9%, 실업률 최고 8.0%를 재수정한 것으로, 이전보다 경기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 위기가 미국 경제성장을 지체시키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채무 및 성장 위기가 이미 미국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고, 유럽 국가들이 더 많은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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