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루터
프레드 루터, 미국 남침례교 사상 첫 흑인 총회장 선출
노예제도 유지를 주장했던 대표적 개신교파인 미국 남침례교(Southern Baptist)가 160여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목사를 수장으로 선출했다.
남침례교는 20일(현지시각)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연차 교단(SBC) 대의원총회를 열어 흑인인 프레드 루터(55·사진) ‘프랭클린 에버뉴 침례교회’ 담임목사를 새 총회장으로 정식 선출했다.
흑인이 교단 수장을 맡은 것은 침례교회 내 남부파가 노예제도를 반대하던 북부와 결별하고 남침례교단을 조직한 1845년 이후 167년 만이다.
신도가 1600만명에 이르는 남침례교는 20세기까지도 백인우월주의의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져온 대표적인 보수 교단이어서 이번 흑인 수장 탄생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루터 목사는 21살 때인 1977년 오토바이 사고로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간 경험을 계기로 성직자의 길로 들어섰다. 처음에 설교할 교회가 없자 매주 토요일 정오 길거리에서 설교를 시작했다. 이때 행인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설교를 하게 됐는데 이런 설교법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1987년 그가 처음으로 뉴올리언스에 있는 프랭클린 에버뉴 침례교회에서 설교를 했을 때 이 교회 신도는 65명에 불과했으나 그의 뛰어난 전도 덕분에 2005년에는 8000명 이상까지 늘어났다.
그의 능력은 2005년 미국 남부지방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교회가 파괴되고 신도들마저 큰 피해를 입어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을 때 더욱 빛났다. 그는 교회를 복원시키기까지 3년동안 인근 교회에서 매주 새벽 7시에 예배를 보는 것은 물론, 신도들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설교를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신도는 현재 5000명에 이르고 있다.
루터 목사는 1995년 남침례교가 과거 노예제 찬성에 대한 사과 표명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총회장 수락연설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이 나라 최대 프로테스탄스 교파의 총회장이 됐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며 더 많은 소수인종들을 교단 간부로 임명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우리가 과거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우리의 미래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많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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