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들 사연에 ‘다크나이트’ 젖다
4일전 수영하는 법 배운 6살 소녀
캐나다 쇼핑몰 총격 생존여성 등
사망자 사연 알려지며 아픔 더해
4일전 수영하는 법 배운 6살 소녀
캐나다 쇼핑몰 총격 생존여성 등
사망자 사연 알려지며 아픔 더해
6살 소녀, 스포츠 방송인 지망생, 생일을 맞은 27살 청년, 여자친구를 구하려다 숨진 젊은이….
미국 콜로라도주 영화관 총기난사 사건으로 지난 20일 목숨을 잃은 12명의 안타까운 사연이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6살 소녀 베로니카 모서는 사고 당시 엄마 애슐리(25)를 따라 영화관을 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영화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지만, 이 영화가 13살 미만은 부모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PG-13’ 등급인 탓에 가혹한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현지 신문인 <덴버포스트>는 “베로니카는 불과 4일 전에 수영하는 법을 배운 것을 자랑했던 귀여운 아이였다”고 가족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애슐리는 목과 복부에 총상을 입고 현재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 딸이 숨진 것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캐나다 토론토 쇼핑몰 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쇼핑몰을 빠져나왔던 제시카 거위(24)도 이번 사건 희생자에 포함됐다. 스포츠 전문 방송인을 꿈꿨던 제시카는 최근 덴버로 이주해 스포츠전문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토론토 총격 사건 직후 블로그에 “우리의 시간이 언제 어디에서 끝날지 모른다는 걸 상기했다”고 적었다.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려다 숨진 희생자들도 있었다. 전직 군인 존 블렁크(26)는 황급히 여자친구를 좌석 밑으로 밀어넣다 총에 맞았다. 총탄과 비명 소리에 공포에 떨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존은 “지금 총을 갖고 있는 남자가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있어. 조용히 엎드려 있어야 해”라고 속삭였다. 여자친구는 존이 내내 자신을 감싸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신의 등을 누르고 있던 존의 팔이 느껴지지 않았고, 총 소리가 잦아들어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이 돼서야 존이 숨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미 <엔비시>(NBC)는 전했다.
맷 맥퀸(27)도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던 여자친구를 감싸안으며 보호하려다 변을 당했다. 알렉스 설리번은 이날 자신의 27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과 영화관을 찾았다. 그의 친구는 “총소리가 들리자 제일 끝자리에 있던 알렉스가 일어나 주변 친구들을 보호하려다 참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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