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팀 코치의 10대 성폭행 알고도 ‘쉬쉬’
NCAA, 사상최대 ‘초강경 징계’
범죄기간 우승도 무효 처리해
NCAA, 사상최대 ‘초강경 징계’
범죄기간 우승도 무효 처리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이른바 ‘미국판 도가니’ 사건을 묵인한 대학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벌금과 사건 기간 우승의 무효 처리라는 초강경 징계를 결정했다. 코치 개인의 범행을 이유로 팀 전체에 내린 이번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한 결정’이라는 여론도 일부 있지만, 스포츠계 성범죄에 대한 미국 사회의 엄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스포츠협회는 23일(현지시각) 10대 소년들을 성폭행한 미식축구팀 코치 제리 샌더스키의 범행을 알고도 수년간 이를 덮어온 펜실베이니아주립대(펜스테이트)에 6000만달러(약 68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펜스테이트 미식축구팀이 방송 중계권 등을 통해 1년간 벌어들이는 수입과 맞먹는 액수다. 협회는 이 벌금을 아동 성폭행 예방 교육과 피해자 지원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또 펜스테이트팀에 대해 4년간 포스트시즌 출장을 금지하는 한편, 같은 기간 장학금 수혜자 수도 축소했다. 펜스테이트는 팀의 해체라는 극약처방은 피했으나, 장학금 축소 등으로 우수 선수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하게 돼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지적했다.
아울러 샌더스키 코치의 첫 혐의가 시작된 1998년부터 그가 체포된 2011년까지 이 대학의 승리(111회)를 무효 처리해 공식 기록에서 삭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46년간 이 대학 풋볼팀 감독으로 재직했던 전설적 명장 조 패터노 감독의 미식축구 1부 리그 역대 최다승(기존 통산 409승) 기록도 물거품이 됐다. 미 대학 풋볼계의 최고 스타였던 패터노 감독은 샌더스키의 행위를 알고서도 묵인한 책임으로 전격 해고됐다가 지난 1월 폐암으로 사망했다. 지난 22일에는 경기장에 설치됐던 그의 동상이 철거되면서, 죽어서도 ‘성범죄 묵인’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씁쓸하게 보여줬다.
마크 에머트 대학스포츠협회 회장은 “협회 역사상 이보다 더 치욕적인 사건은 없었다”며 “(성범죄를 묵인하는) 풍토를 바꾸려는 협회의 목표를 반영하기 위해 이러한 (강경) 조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펜스테이트에서는 지난해 11월 전직 코치였던 샌더스키가 15년간 어린 소년 10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샌더스키는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자신이 설립한 자선재단을 통해 만난 소년들을 꾀어 집과 호텔, 대학 탈의실 등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법원에서 이런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고 선고를 앞두고 있으며, 최대 373년형이 가능하다.
워싱턴/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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