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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클랜드통신] “이혼했어도 서로 돕고 살아요”

등록 2005-08-02 17:39수정 2006-04-15 21:19

미운 감정 없는 친구사이 유지
 “이혼했지만 전처를 돕고 보호해주고 싶어요.” 전처의 집에서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는 토마스 제임스(39)는 정성스럽게 전정가위를 놀리고 있다.

이혼율이 높은 뉴질랜드에선 전 남편이 헤어진 부인의 집에서 정원을 가꾸어주거나 잔디를 깎아주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파티에서 서로 헤어진 부부가 만나 새 짝을 소개하며 허물없이 지내기도 한다. 파티에서 만난 리처드 로버트(48)도 먼발치의 전처를 눈빛으로 가리키며 “쉽게 헤어졌지만 아직은 애정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이혼녀에게 수당을 지급해주는 사회보장제도가 있으므로 작은 갈등에도 결혼생활을 쉽게 청산해버리는 경향은 있지만, 이혼 후에 적대적 관계로 변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자녀 접견을 이유로 주말마다 다시 만나는 이혼부부들이 많다.” 이혼 이후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부부관계가 지나치게 악화되기 전에 이혼했기 때문에 증오와 불신과 같은 감정적 앙금이 없기 때문이라고 심리상담가인 캐런 핸더슨(43)은 진단한다.

혼자 살고 있는 나이젤 타루(60)는 주말이면 딸인 타냐 타루(39)가 일하는 바에서 19년 전에 갈라선 전처(57)를 만난다. 전처의 새 남편(58)도 함께 어울린다. 그는 “전처에게 악감정은 조금도 없고 오히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전처가 스스럼없이 도움을 청해오므로 나 역시 기쁘게 돕는다”고 말한다.

남편과 헤어진 뒤 그림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노린 그란트(70)의 새로운 파트너인 개리 스미스는 큰아들 피터와 동갑이다. 20살 연하의 연인과 사랑을 나누는 노린은 파티를 할 때마다 전남편을 포함해 가까운 친지를 초청해서 함께 댄스파티를 즐긴다.

10년 전에 헤어진 아내가 그립다는 머레이 딕킨슨(44)은 “한 때 결혼할 만큼 사랑했다면 헤어졌다고 배우자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다.

부부가 이혼 후에도 서로 친구 사이로 지내는 덕택에 이혼가정의 자녀들이 원할 때마다 친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한국 이혼가정과의 차이 가운데 하나라고 이곳에서 일하는 김상현 변호사는 말한다.


오클랜드/이영범 통신원 dlflr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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