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의 반대발언후 불매·지지 가열
보수 기독교인들 줄서 주문 진풍경
아칸소 주지사 ‘감사의날’까지 지정
보스톤 등에선 체인점 개점 불허해
보수 기독교인들 줄서 주문 진풍경
아칸소 주지사 ‘감사의날’까지 지정
보스톤 등에선 체인점 개점 불허해
*칙필에이 : <미 대표적 치킨 샌드위치 체인점>
미국의 대표적인 치킨 샌드위치 체인점 칙필에이가 최근 동성결혼 논쟁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지난달 동성결혼에 반대한다는 이 회사 댄 캐시 대표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와 지지 운동이 경쟁적으로 벌어지면서 동성결혼을 넘어 성경의 원칙과 표현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논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1일 휴스턴·마이애미·애틀랜타 등 미국 주요 도시의 칙필에이 체인점들에선 수백명의 고객들이 샌드위치를 주문하러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들은 2시간 이상을 기다리면서도 활기찬 모습이었고, 자동차에 탄 채 주문하는 드라이브-스루에선 앞차 고객이 뒷차 고객에게 음식을 사주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크 허커비 아칸소 주지사가 주도한 ‘칙필에이 감사의 날’을 맞아 보수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칙필에이는 현재 39개주에 1600개 체인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라구나 니겔에 있는 칙필에이에 지지 방문한 마크 앰리(39)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지금까지 칙필에이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지만, 자신이 믿는 것을 옹호하는 사람을 지지하고자 왔다”고 말했다. <에이비시방송>은 길게 줄지어선 풍경을 전하며 “동성결혼에 대한 찬반 진영이 칙필에이에서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칙필에이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 회사가 그동안 동성결혼 반대 단체에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해온 데 이어 최근 캐시 대표가 이성간의 ‘전통적 결혼’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캐시 대표는 지난달 2일 한 침례교 매체와 인터뷰에서 “성경 원칙으로 움직이는 나라에 살게 하신 주께 감사드린다”며 결혼은 성경에서 정의한 남녀의 결합이고, 이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기업으로도 유명한 칙필에이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비롯해 그동안 기독교 윤리를 표방하는 보수 단체들과 뜻을 같이 해왔다.
캐시 대표의 발언 이후 동성결혼 지지 단체들은 이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다. 보스톤·샌프란시스코·시카고 등 일부 시에서는 시장이 칙필에이 체인점의 개점을 불허하겠다는 입장까지 발표하면서 논쟁이 더 가열됐다. 주지사들의 이런 강경정책에 대해선 일부 진보적 매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회사 대표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사업권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도를 지나쳤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아칸소 주지사인 마크 허커비는 최근 8월1일을 ‘칙필에이 감사의 날’로 정하고 지지 방문을 호소했다. 여기엔 63만여명이 지지 서명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사람들에게 이 이슈는 동성결혼이나 성경의 원칙의 문제라기보다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동성결혼 합법화 지지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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