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문신한 심리전 전문가 출신
미 위스콘신주 사원서 총기 난사
신도들 예배전 참변·범인도 사망
터번 쓰고 수염 기르는 시크교도
‘무슬림 오인’ 범죄에 피해 늘어
미 위스콘신주 사원서 총기 난사
신도들 예배전 참변·범인도 사망
터번 쓰고 수염 기르는 시크교도
‘무슬림 오인’ 범죄에 피해 늘어
심리전 전문가 출신 퇴역 미군이 위스콘신주 오크크리크에 있는 시크교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범인을 포함해 7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콜로라도주 영화관의 총기난사가 일어난 지 3주 만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단골 쟁점인 총기규제와 증오범죄 논란이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10시30분께 위스콘신주 밀워키 교외인 오크크리크의 시크교 사원에 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난입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제들은 일요예배 준비로 로비에 모여 있었고, 점심 식사가 준비되는 가운데 신도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괴한의 총기 발사에 사제와 신도들은 911에 구조를 요청하면서 필사적으로 도망다녔다.
신고를 받고 처음 도착한 경찰관은 매복한 범인으로부터 몇발이나 총격을 받고 부상당했고, 이때 다른 경찰이 범인을 저격해 학살극은 막을 내렸다. 범인은 사원에 들어오자마자 총기를 난사해, 예배를 기다리던 신도들은 피할 틈도 없었다. 범인을 포함한 사망자 7명 외에 3명이 중태다.
미국 국방부는 6일 이 용의자가 과거 심리전 전문가로 복무했던 퇴역 군인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라고 밝혔다. 그는 1992년 4월부터 1998년 10월까지 복무했으며, 호크미사일 시스템 수리대원으로 일하다 후에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 브래그에서 군 생활을 마감했다. 또 시민단체 남부빈민법률센터(SPLC)는 2010년 페이지가 웹사이트에 언급한 것을 근거로 그가 백인우월주의 음악 밴드의 리더였다고 밝혔다. 목격자들 가운데는 그의 팔에 911이라는 문신이 보였다는 말도 나온다.
연방수사국(FBI)의 특별수사관 테리사 칼슨은 성명을 내고 “연방수사국은 이 사건이 국내 테러 행위인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수사가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범인의 몸에 새긴 문신 등으로 보아 증오 범죄와 관련된 국내 테러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시크교도는 약 50만명 내외로 추정되며 대부분이 시크교도 발상지인 인도 등 서남아 출신 이민자들이다. 1997년에 세워진 오크크리크 시크교 사원은 밀워키 지역 2대 시크교 사원 중 하나이며 신자가 약 400명이다.
시크교는 9·11테러 이후 그동안 종종 무슬림으로 오인받으며 증오 범죄의 대상이 되어 왔다. 시크교도들은 머리를 자르지 않으며, 남성 교도들은 터번을 두르고 수염도 깎지 않는데, 이런 뚜렷한 외양으로 인해 극렬한 무슬림이나 탈레반으로 오인을 받는 사례가 잦았던 것이다. 실제 2001년 9월 시크교도인 애리조나의 한 주유소 주인 발비르 싱 소디가 9·11사건과 관련한 무슬림에 대한 복수로 한 남자의 총에 사망하기도 했다. 인도계 미국인 민주당 하원의원인 조지프 크롤리는 지난 4월 에릭 홀더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시크교도 및 인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고 있다며 대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전세계적으로 2700만명의 신도를 가진 시크교는 1500년대에 인도 북부에서 이슬람과 힌두의 갈등과 차이 극복을 내세우며 창시된 종교다. 애초 철저한 비폭력을 추구한 시크교는 그러나 이슬람이 국교인 무굴제국의 탄압을 받으면서 내란을 벌여, 이 제국 쇠망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시크교와 힌두교의 갈등으로 1984년 황금사원 사건 등에서 시크교도 3000여명이 사망하는 등 대규모 종교 충돌이 잦은 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사건 뒤 일제히 성명을 내고 철저한 수사와 애도를 표했다. 잇단 총기난사 사건으로 대선후보들은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 압력을 받게 됐다.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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