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서 당내세력간 분열 노출
“안보 치중하며 개인의 자유 침해”
롬니, 비타협적 ‘티파티’로 기울어
NYT “공화, 포용 아닌 배제 정치해”
“안보 치중하며 개인의 자유 침해”
롬니, 비타협적 ‘티파티’로 기울어
NYT “공화, 포용 아닌 배제 정치해”
29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플로리다주 탬파는 마치 중무장한 도시 같았다. 행사장인 탬파베이 타임스퀘어로 가는 길목 곳곳엔 시멘트 구조물과 철망으로 된 바리케이드가 굳게 설치돼 있었다. 재색 정복을 입은 경찰들은 곳곳에서 길목을 막거나 말을 타고 순찰을 돌았다. 공화당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산발적인 시위가 있었으나, 바리케이드에서 행사장까지 약 1.5㎞나 떨어져 있어 이들의 목소리는 공화당 지도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정작 공화당 지도부들을 곤혹스럽게 한 것은 행사장 안 상황이었다. 밋 롬니에 밀린 예비후보 론 폴 하원의원의 아들인 랜드 폴 상원의원이 연설자로 나섰다. 그가 “공화당이 안보에 치중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군수산업에 대한 투자도 모두 필요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자 행사장 안에는 환영과 야유가 동시에 터져나왔다.
폴 의원의 지지자들과 지역 풀뿌리 조직활동가들은 밋 롬니가 후보자로 지명된 28일부터 지도부가 지역 대의원들이 해당 지역 전체 투표 결과에 따르지 않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도록 한 현행 당규를 폐기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으나 분열을 노출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3년 전부터 세를 더해가는 ‘티파티’는 최근의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다. 공화당 내에는 여러 분파가 있지만 당내 주도권 다툼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현 지도부를 형성하고 있는 주류파와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로 대표되는 티파티 운동 세력 간에 벌어지고 있는데, 롬니 대선 후보가 티파티 운동 세력에게 급속히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감세·재정긴축·메디케어(노인층 대상 건강보험) 등 주요 이슈와 관련해 주류파가 좀더 실용적·타협적이라면, 티파티 쪽은 이데올로기적·비타협적이다.
세금반대 활동가로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그로버 노퀴스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롬니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라이언이 제시한 것과 매우 비슷한 법안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롬니 혁명’이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공화당 내 온건파로 분류됐던 롬니 후보는 지난달 라이언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이후로 티파티 쪽의 주장과 거리를 두려 하지 않고 있다. 롬니는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재직할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것과 비슷한 건강보험 개혁안을 시행했으며, 낙태·동성결혼 등 사회이슈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온건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 28일에는 보수적 색채가 매우 강한 새 강령을 통과시켰는데, 롬니는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말이 없다. 전통적으로 새 강령에는 대선 후보의 견해가 많이 반영되는데, 이번의 경우 롬니의 입김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미지수다.
미국 언론들은 롬니가 최근 보수화하는 이유로 기존 이미지로는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승기를 잡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롬니는 그에게 부자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오바마 캠프 쪽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에 말려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는 공화당 지지층으로부터 보다 확실한 지지를 얻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그의 태도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당 내에서도 나온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했던 댄 퀘일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당의 지지층을 확장해야 하는데 공화당은 포용이 아니라 배제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탬파(플로리다주)/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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