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향이자 최측근이 시장
전통지지세력 교원노조 2만5천명
학생성적 잣대로 교원평가에 불만
여론조사서는 롬니와 격차 더 벌려
전통지지세력 교원노조 2만5천명
학생성적 잣대로 교원평가에 불만
여론조사서는 롬니와 격차 더 벌려
미국에서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 시카고에서 10일 2만5000여명의 교사들이 붉은 티셔츠를 입고 교실을 뛰쳐나왔다. 시카고 교사들이 파업을 벌인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파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오바마의 남자’로 불리는 람 이매뉴얼(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시장으로 있는 도시에서 벌어진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교육개혁 정책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에서 대선 이슈로도 비화될 조짐이다.
시카고 공립학교 교원노조는 시카고 교육청이 교사 평가 및 처우 등과 관련한 자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10일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채 거리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시카고트리뷴>은 “노조와 교육청은 10일 저녁에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은 11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가장 큰 쟁점은 학생들의 성적을 잣대로 교사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교원 평가제 시행이다. 지난해 취임한 이매뉴얼 시장은 교사들의 성과 평가에 학생들의 일제고사 성적을 40%까지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교사들은 이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카고 교원노조 위원장인 카렌 르위스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예컨대 빈곤층 자녀들은 가정환경 탓에 성적이 낮을 수 있는데 이는 교사들이 통제하기 힘든 요소”라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근거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도심 지역은 빈곤층이나 소수인종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또 교원노조 쪽은 결원이 생긴 학교의 교사 채용 시 해고된 교사를 우선적으로 채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교육청은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선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전통적인 지지세력인 노조로부터 자신의 정책이 공격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이 사안은 시카고뿐만 아니라 다른 대도시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교원 평가제는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일련의 교육개혁 프로그램 중 하나로 보스톤·클리블랜드·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대도시 지역에서도 교사들의 반발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파업으로 자녀를 마땅히 맡길 데가 없어진 학부모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파업으로 거의 40만명에 이르는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를 갈 수 없게 되자 맞벌이 부부들은 곤욕을 치렀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이날 성명에서 “교원노조가 학생들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조 바이든 부통령을 시카고에 보내 교원노조에 애정을 표시했지만 자신은 학생과 학부모 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전당대회 이후 롬니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엔엔>(CNN)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롬니를 52% 대 46%로, 갤럽 조사에서는 49% 대 44%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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