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이스라엘 파괴에만 전념
양쪽 평화협상 해결 안될 것”
‘설화 동영상’ 풀버전 공개돼
중동 문제 포기한 듯한 발언
“오바마, 북한에 목소리만 커”
북한 김정은 제1비서 언급도
양쪽 평화협상 해결 안될 것”
‘설화 동영상’ 풀버전 공개돼
중동 문제 포기한 듯한 발언
“오바마, 북한에 목소리만 커”
북한 김정은 제1비서 언급도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저소득층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동영상 안에 롬니 후보가 중동 평화협상에 대한 지도자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한 것이 추가로 드러난 탓이다.
이 동영상을 최초 공개한 잡지 <마더존스>는 18일 48분간의 동영상 풀버전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롬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형성하는 일에 대해서라면 뭐든 관심이 없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제거하는 데만 전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중동평화협상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남으리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달리 중동평화협상을 아예 포기하는 듯한 태도를 드러낸 셈이다. 이 동영상은 온라인에 공개된 지 불과 하루 만에 240만명이 본 것으로 집계됐다.
롬니는 18일 <폭스뉴스>에 나와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47% 국민이 정부에 의존적”이라는 발언을 취소하기보다는 정부의 역할 논쟁으로 관심의 초점을 바꾸려 시도했다. 그는 “나는 정부가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돈을 재분배하는 정부 중심 국가는 미국에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시도들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보수 성향의 신문인 <월스트리트 저널>조차 “이번 발언이 정치적 비판을 촉발하고 있다”며 “롬니의 매력적이지 못한 어조가 그의 발언을 정책으로 포장하는 능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화가 전당대회 이후 벌어지기 시작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더 벌릴지도 관심사다. 18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부 조사에서는 전당대회 효과가 소진되면서 오바마와 롬니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 조사에선 이달 초 7%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다시 1%포인트로 좁혀졌다. 반면,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비시>(NBC) 조사에선 50% 대 45%로 오바마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만간 발표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면 롬니가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화당 의원들도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996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로버트 돌의 패색이 짙어지자 공화당 의원들은 대선 후보 지지를 사실상 포기하고, 의회 선거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견제세력으로 공화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미 상원은 공화당의 과반 확보가 물건너갔고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약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원의원 선거의 격전지로 꼽히는 매사추세츠주에선, 공화당 후보 스콧 브라운이 벌써 롬니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는 롬니의 저소득층 무시 발언을 언급하면서 “그건 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네티컷주의 린다 맥마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롬니는 동영상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목소리만 크고 아주 작은 채찍을 들고 있다”며 “그래서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발표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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