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48% “개신교 신자”
10명중 2명은 ‘신구교 아니다’
10명중 2명은 ‘신구교 아니다’
미국 정치인들의 연설 마무리엔 ‘갓 블레스 아메리카’라는 말이 빠지는 법이 거의 없다. 현대 개신교의 총본산 격인 미국에선 개신교가 건국 주도 세력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교파로서, 200여년 동안 사실상 미국의 국교로 여겨져 왔다. 이런 미국에서 개신교도가 전체 인구의 절반 아래인 48%로 떨어졌다는 첫 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미국의 조사기관 퓨포럼이 올해 6월28일부터 7월9일까지 성인 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이 개신교도(프로테스탄트)라고 밝힌 응답자는 48%로 5년 전보다 5%포인트나 감소했다. 40년 전만 해도 미국 개신교계에서는 인구의 3분의 2가 개신교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전통적 교파에 속해 있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20%로 5년 전보다 5%포인트나 늘었다. 1990년엔 이들은 8%에 불과했다.
주목되는 점은 전통적 교파에 속해 있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대체로 민주당을 지지하고, 동성결혼·낙태·환경 등 사회 이슈에서 진보적 태도를 취한다는 점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들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지자는 65%로 밋 롬니 공화당 후보(27%)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30살 이하에서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3분의 1이나 돼 갈수록 이런 추세가 강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는 최근 수십년간 정치적 양극화와 종교적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사회학자들은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정치적 태도에 따라 예배 공간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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