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오븐에 넣은 뒤 저온에서, 가능한 한 오래 산 채로 요리한다.”
미국 뉴욕주 경찰관의 ‘인간요리 레서피’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기 검거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해당 경찰관의 컴퓨터에서는 ‘납치와 요리 (희생자-1): 계획’ 등 여성 100여명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요리해 먹을 것을 계획한 파일이 발견됐다.
<뉴욕 타임스>와 <에이피>(AP) 통신 등은 뉴욕주 경찰인 길버토 바예(28)가 24일(현지시각) 납치모의 등의 혐의로 체포돼 가석방 없는 구금 상태에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경찰관이 연루된 가장 충격적이고 이례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라며 영장 내용과 수사 당국자의 말을 종합해 상세히 전했다.
6년차 경찰인 바예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심리학과 형사행정학을 공부했다. 그는 프로필에서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힐 정도로 매력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을 가장하고 다녔다. 그러나 아내와 별거중이었던 바예의 숨겨진 사생활 뒤에는 상상조차 힘든 비밀이 감춰져 있었다.
바예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세명의 공모자들과 함께 은밀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들은 바예의 고교 동창생과 동료 등 100여명의 여성을 ‘납치→성폭행→고문→살해→요리→시식’할 수 있는 계획들에 대해 방대한 양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채팅을 주고 받았다. 여성들은 각각 ‘희생자-1’ 식으로 넘버링이 돼 있었으며, 파일마다 이름과 사진, 생년월일, 키와 몸무게, 속옷 사이즈 등이 기록돼 있었다. 바예의 차에서는 범행을 위해 준비한 마취제와 밧줄도 발견됐다. 또 요리를 위한 기구로는 오븐이 선택됐는데, 집에 있는 오븐의 크기를 묻는 공모자의 질문에 바예는 “다리를 접을 경우 한 명 정도는 충분히 넣을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바예는 ‘희생자-3’의 개인정보를 얻기 위해 국가범죄정보센터를 이용했으며, 제복을 입고 순찰차를 탄 채로 범행 대상 여성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범행 대상 여성들 대부분은 바예와 조금 안면이 있었다. FBI가 여성 10명을 신원 파악해 조사한 결과, 10명 모두 바예를 안다고 진술했다. 이 가운데 ‘희생자-1’은 바예가 공범자에게 문자메시지에서 밝힌 날짜에 그를 만나기도 했다. 해당 여성은 FBI 조사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바예를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심을 먹는 동안 혹은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바예를 도·감청했던 수사당국은 조만간 바예 일행이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을 우려해 한발 앞서 그를 체포했다. 바예의 변호인은 25일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서 “바예는 아무런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최악의 경우에도 이것은 어떤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나눈 성적인 판타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환상에서 현실로 실제 ‘선’을 넘은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기괴하고 충격적인 계획이 실행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판사는 “상당히 충격적이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타락하고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연방수사국은 별거중인 아내로부터 남편의 오싹한 계획에 대한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예와 아내 사이에는 1살 짜리 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바예는 종신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