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주아프간 미군 사령관 감찰
협박메일 받은 여성과 부적절 통신
오바마에 나토사령관 임명보류 요청
FBI, 브로드웰 자택 전격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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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주둔 미군 최고사령관인 존 앨런 장군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앙정보국(CIA) 전 국장의 불륜 스캔들에 연루돼 국방부의 감찰을 받고 있다. 4성 장군인 앨런 사령관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한테서 협박 이메일을 받은 질 켈리와 “부적절한 통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불륜 사건이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두 장군의 스캔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은 13일 새벽 오스트레일리아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연방수사국(FBI)이 11일 앨런 장군에 관한 조사를 국방부에 이관했다”며 “국방부 감찰팀이 연방수사국에서 받은 2만~3만 페이지에 이르는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서류 중 상당부분은 앨런 장군과 켈리와의 사적인 이메일이라고 국방부 관계자는 말했다. 앨런 장군이 형사적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그건 연방수사국이 검토할 문제”라며, 이메일들은 퍼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에 대한 연방수사국의 조사와 관련될 “분명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앨런 장군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연방수사국이 국방부에 사건을 이관한 것을 감안해볼 때 형사적 책임 문제가 아니라 군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앨런 장군은 2011년 7월부터 퍼트레이어스의 후임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 복무해왔다. 그는 내년 초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 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으로 부임할 예정이었다. 파네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의 임명을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의회는 15일 이에 대한 인준을 할 예정이었으나, 국방부의 요청으로 연기했다.
현재로선 앨런 장군과 켈리 간의 이메일이 퍼트레이어스 스캔들과 어떻게 연계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이메일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앨런 장군은 이라크전에도 참가했으며, 아프간 사령관으로 부임하기 직전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중부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재직했다. 이때 탬파에 거주하는 켈리와 알게 됐을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켈리는 탬파 맥딜 공군기지에서 무보수로 자원봉사를 해왔다. 켈리는 사교활동 폭이 넓어 탬파뿐 아니라 워싱턴 정가에도 인맥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연방수사국은 애초 퍼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이 모두 형사적 책임이나 국가기밀 누설 책임이 없는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으나, 12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있는 브로드웰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로드웰이 지난달 26일 한 대학 강연에서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사건과 관련해 “무장세력들이 당시 중앙정보국이 부속건물에 구금하고 있던 여러명의 동료들을 빼내기 위해 공격한 것”이라고 말한 비디오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런 내용이 당시 <폭스뉴스>에서도 보도된 것이라 이 보도를 인용한 것인지 아니면 퍼트레이어스한테서 들은 얘기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연방수사국이 확보한 브로드웰의 컴퓨터에 기밀서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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