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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 7개월만에 북한 언급
‘전략적 무시’ 태도 변화하나

등록 2012-11-20 20:48수정 2012-11-21 08:34

“핵무기 포기하면 도움 손길”
미얀마 연설서 대북 메시지
2기 대북정책 전환여부 촉각
북한 반응따라 대화 가능성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얀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에 ‘미얀마의 길을 따르라’는 메시지를 직접 던졌다. 올해 4월 북한의 ‘인공위성’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처음 나온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이다. 그의 재선 직후 나온 것이어서 북한의 반응 여하에 따라 정책 전환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곤대학교 연설에서 아시아에 대한 메시지로 “우리가 과거의 감옥에 의해 규정될 필요는 없다. 미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북한 지도자에게 다음과 같은 선택을 제안해 왔다. 핵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와 전진의 길을 선택하라. 그러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최근 양심수 석방 등 개혁을 추진하며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시설 사찰도 수용하기로 했다.

이 발언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하라는 점에서 표면상 기존 태도와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북한에 대한 ‘전략적 무시’ 태도를 취하며 공식석 상에서 거의 북한을 언급하지 않아왔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태도로 볼 수 있다. “과거의 감옥에 의해 규정될 필요는 없다”는 발언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오바마는 첫 임기 초반 북한과의 직접 대화 방침을 표명했으나 북한의 핵실험 이후 태도를 바꿨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등과 미국의 식량 지원을 약속한 올해 2·29 합의도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를 계기로 휴짓조각이 됐다. 오바마의 발언은 이런 과거를 덮어두고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얀마까지 가서 북한을 꼭 집어서 얘기한 것은 북한에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를 한다는 전제로 대화에 나오면 미국도 손을 내밀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발언이 재선 직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미국 외교·안보 고위관리들은 최근 오바마 2기 행정부 외교정책의 중심이 아시아라는 점을 거듭 밝히고 있는 만큼, 동북아 긴장의 핵인 북한 핵문제를 비켜가기가 어렵다. 또 미국은 북한이 2010년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의 실체를 파악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북한으로서도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는 경제개발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 만큼, 오바마의 발언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북-미 관계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박한식 조지아대 교수(정치학)는 “오바마도 북-미 협상의 과거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며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가 대북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정책 담당 국장은 “미얀마는 비핵화 이슈에서 비켜나 있었다는 점에서 미얀마의 길은 북한과 다르고, 김정은 체제는 개혁이 초래할 불안 때문에 개혁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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