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정보위 ‘동아시아 미래’ 전망 “최대 불안요소는 중국경제의 침체”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
“빈부차등 중국 내부 불안 증폭
외부에 공격적 세력 될 수도”

앞으로 15~20년 동안 동아시아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중국 경제의 침체가 될 것이라고 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10일 전망했다.

국가정보위는 이날 발간한 ‘글로벌 트렌드 2030’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심각하고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가면 중국의 내부 불안이 역내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이 부유한 동부 해안과 가난한 내륙 지방 사이에 분열이 생기고, 티베트·신장 같은 지역에서 분리주의 운동이 강화될 수 있다”며 “중국 지도부가 국내 문제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고자 시도하면서 점점 더 예측할 수 없고 공격적인 세력이 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한국이 통일된 뒤 전략적으로 미국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동아시아 질서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 역내 점증하는 민족주의, 미국의 패권 지속에 대한 의문 등이 앞으로 이 지역의 긴장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안보 측면에선 미국에 보험을 드는 현 추세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동아시아 질서의 가능한 네가지 시나리오로 기존 질서 유지, 권력 균형, 다원적 지역 질서, 중국 중심 질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권력 균형은 미국의 상대적 쇠퇴로 이 지역에서 미-중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 경우 아시아 몇몇 국가들은 미국의 안전 보장 능력 약화에 대비하고자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획득하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인도가 성장하지 못하거나 일본이 상대적 쇠퇴를 완화하지 못하면 중국 중심 질서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핵심 파트너 국가들이 중국과 균형을 이룰 만한 능력이나 의지를 갖추지 못하면 미국이 대항세력으로서 개입하게 되고 이는 중국과의 직접 경쟁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 개발과 관련해선 “핵 확산의 미래는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노력의 결과에 달려 있다. 특히 이란의 핵무기 개발 성공은 중동의 무기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탈냉전 이후의 국제체제가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국가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충돌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중국 등 부상하는 신흥국들의 전략적 판단, 자원 확보 욕구, 치명적 무기에 대한 접근성 확대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이 앞으로 5년가량 지나면 민주화 운동을 촉발하는 소득으로 여겨지는 1만5000달러(구매력평가 기준)에 도달한다며 민주화된 중국은 더 민족주의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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