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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국방부, 가격 4배 뛴 ‘글로벌 호크’ 한국 판매 예고

등록 2012-12-25 20:47수정 2012-12-2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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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에 1조3천억원선 예상
미 의회에 ‘블록 30형’ 판매뜻 통보
가격 비싸 미군도 구매 거부 기종

‘미사일지침 개정 때 뒷거래’ 의혹
작전반경 3000㎞, 중 반발 예상
미국 국방부는 장거리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4대를 한국에 팔겠다고 미국 의회에 통보했다고 24일(현지시각) 밝혔다. 글로벌 호크는 미 국방부도 구매 취소를 검토할 정도로 가격이 비싼데다,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호크(RQ-4 블록 30형) 4대의 장비와 부품, 훈련,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판매가격이 총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2005년 이후 감시·정찰 능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호크 구매를 추진해왔으나, 미국의 수출통제 품목에 포함돼 있어서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당시 거론된 가격은 4대에 3억달러 수준이었다. 미 국방부가 이번에 판매 의사를 통보한 것은 지난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무인항공기(UVA) 탑재중량 제한이 500㎏에서 2500㎏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호크(탑재중량 2250㎏)의 한국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올해 초부터 글로벌 호크 ‘RQ-4 블록 30형’ 기종의 구매를 취소하겠다는 의향을 의회에 밝혀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실제로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은 올해 1월 의회에 2013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이렇게 밝혔으며, 그 이유로 비용 증가를 꼽았다. 국방 관련 온라인 매체인 <디펜스 업데이트>는 이와 관련해 미국 공군은 그동안 사용해왔던 유인정찰기 ‘U-2’를 대체하고자 2011년 예산안에서 이 기종을 대당 2억1500달러에 42대를 구매할 의향을 밝혔으나, 올해 초 공군 지도부는 이 기종이 구매 및 유지 비용이 비싸 기존 U-2 기종을 퇴역시키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고가 논란이 있었다. 이 기종의 판매가격은 2009년께 4대에 3억700만달러(약 4300억원)였으나 2011년께 8억달러(약 9000억원)가량으로 급등했다. 이번에 또 값이 뛴 것은 미국의 국방예산 감축 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대당 단가가 급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호크는 작전 반경이 3000㎞에 이르러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서 성능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나 정보 획득을 위해서라면 과연 글로벌 호크가 필요한 것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백㎞에 불과한 한반도 전장을 감시하는 데 수천㎞의 감시·정찰 기능을 가진 글로벌 호크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우리도 중고도 무인정찰기 개발에 착수한 만큼 구매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정외과)는 “글로벌 호크 4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동맹에 너무 의지한 나머지 이제 우리가 뭔가를 하려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너무 올랐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글로벌 호크 판매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이후 중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안보 능력 증대는 결과적으로 중국에도 위협이 된다며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제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의 한국 판매는 앞으로 미국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올해 10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때 미사일기술 통제체제의 예외를 적용한 만큼 의회가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은 의회의 승인이 나면 곧바로 한국에 구매수락서(LOA)를 보내고, 한국 정부는 이를 검토한 뒤 가격협상에 나서게 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가격은 판매자가 팔 수 있는 최고가격인 만큼 실제 가격은 협상을 통해 낮아질 수 있다”며 “가격이 맞으면 곧바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지만 우리가 책정한 예산과 차이가 많이 나면 협상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기종과 경쟁입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지금으로서는 나머지 기종은 실무적인 검토만 했다. 경쟁을 할 것이냐 아니냐도 별도의 검토와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사일지침 개정 당시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해주는 대신 글로벌 호크 같은 첨단무기 구매를 조건으로 내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하어영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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