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대법관 앞에서 선서’ 통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부가 10일 차베스 대통령의 취임 선서 없이 4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암 투병 중인 차베스가 쿠바에서 아직 귀국하지 않은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차베스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취임식을 대신했다.
앞서 9일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취임식을 연기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베네수엘라 의회도 8일 쿠바에서 치료 중인 차베스 대통령이 회복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 선서식을 늦추고 나중에 대법관 앞에서 선서를 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루이사 에스테야 모랄레스 대법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 선서를 하는 것과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명백한 차이가 있다. 선서를 하는 것은 형식상 중요한 문제이지만, 새로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차베스가 공직을 수행할 만한 건강 상태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쿠바에 의료진을 파견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차베스와 경쟁했던 야권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도 대법원의 판결이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는 이 판결이 베네수엘라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이제 책임지고 통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마두로 부통령은 각의에서 “오늘은 차베스 대통령의 2013~19년 임기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차베스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는 대규모 행사를 벌일 것이며, 헌법을 가지고 모든 이에게 선서할 것”이라고 말해, 지지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취임식을 대신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날 카라카스의 대통령궁 앞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차베스의 지지자뿐만 아니라 주지사 및 외국 정상들도 참석했다. 차베스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을 시작으로 친선국 정상들도 이날 차베스 정부의 4번째 임기를 축하하기 위해 속속 입국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로랑 라모트 아이티 총리 등이 이날 입국해 집회에 참석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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