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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케리, 영원한 적 없는 것 알아…북핵 외교적 해결 노력할 것”

등록 2013-01-10 20:22수정 2013-01-10 21:45

프랭크 자누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워싱턴사무소장
프랭크 자누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워싱턴사무소장
프랭크 자누지 전 미 상원 외교위 전문위원 인터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를 상원에서 오랫동안 보좌했던 프랭크 자누지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워싱턴사무소장은 9일(현지시각) “케리 지명자는 미국 외교에서 영원한 적은 없다는 걸 아는 인물”이라며, 오바마 2기 행정부 때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해 “미국이 베트남·미얀마 등 적국과 관계를 개선한 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모든 이슈들이 사전에 해결되지 않더라도 변화를 위해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걸 보여주면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케리 지명자 상원의원 시절
베트남과 관계정상화 이끌어

주요 이슈 단계적으로 해결
북 ‘미얀마 모델’ 교훈 삼아야

북미간 불신 투명성 부족 탓
이산상봉·경협 등 확대 필요”

자누지 소장은 1997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 아시아·태평양 담당 정책국장 등으로 일했으며,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 때 버락 오바마 캠프에 참여한 바 있다.

-오바마 2기 외교안보라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상원에서 존 케리·척 헤이글 의원과 매우 가깝게 일을 했다. 베트남 참전용사들인 두 사람은 미국이 다시 전쟁에 들어가는 걸 방지하는 데 열의를 가질 것이다. 2기 외교안보팀은 갈등 방지와 외교, 그리고 실용적인 관여(engagement)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한다. 심지어 적국과도 관여를 할 것이다. 두 사람은 문제가 악화돼 갈등 상태가 되기 전에 이를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를 갖고 있다.”

 -케리 지명자의 외교 철학은 무엇인가?

 “내 경험상으론 케리는 창의적 외교관이다. 상원의원으로서 성취했던 것 중 하나가 과거 적국이었던 베트남과의 관계정상화다. 그는 미국 외교에서 영원한 적은 없다는 걸 안다. 평화를 위한 길을 찾는 외교관이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미얀마와 관계 정상화를 하는 걸 지원했다. 북한과의 외교도 시도했다.”

 -케리가 미국의 대북 정책을 바꿀 것으로 보는가?

 “정책 결정은 오바마 대통령이 케리를 포함한 보좌진의 조언을 받아서 한다. 지켜봐야 한다. 케리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나 이를 오바마와 직접 공유해야 할 것이다. 그가 어떤 조언을 할지 예측할 수는 없다.”

 -기존 백악관 보좌진과 충돌할 수도 있는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바마 1기 때도 케리는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과 중요한 외교정책과 관련해 계속 의견을 나눠왔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는 북한과 관련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나?

 “상원의원 시절 그는 북한과의 협상 노력에 깊이 관여했다. 북한의 핵프로그램 해결을 위한 협상을 강하게 지지했다. 이란 핵문제에서도 외교적 설득 노력을 강하게 지지했다. 핵문제는 미국의 중요한 안보 어젠더이기 때문에 재임기간 중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북미관계 개선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북미간의 기존 불신은 투명성의 부족 탓이다. 북한이 할 수 있는 건 전방위적인 투명성 제고다. 핵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이산가족 상봉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개방을 확대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미국이 신뢰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남과 북 새 지도자가 함께 북한의 개방 확대와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길 기대한다.”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미얀마 모델이 북한에 적용될 수 있다고 보나?

 “북한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북한이 미국이 베트남·미얀마 등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한 데서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 첫째는 미국 외교에서 영원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관계개선 위해 모든 이슈를 다 해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미얀마는 여전히 정치범과 소수인종 탄압, 불공정한 법체계 등 문제를 안고 있으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걸 확신하고 제재를 풀고 투자에 나섰다. 즉, 모든 이슈가 사전에 해결돼야 하는 게 아니다. 변화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관계개선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세번째는 변화의 속도가 때로는 굉장히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1기 행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 정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았고, 인권 개선에서도 진전이 없었다. 또 유엔 안보리 결의안도 준수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접근법이 시도돼야 한다. 그런데 이건 한국 정부에 많은 부분이 달려있다. 왜냐하면 미국의 접근법은 남한 정부와 공조해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의도가 중요하다.”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외교정책 우선과제는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첫번째는 아프간전 종전이다. 두번째는 시리아와 이란, ‘중동의 봄’을 겪은 이집트·리비아 등의 민주화 진전 등 중동 문제다. 그리고 세번째는 동북아시아에서 북한 핵문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 핵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가 재개될 것으로 본다. 모든 6자 회담국이 새 정부를 맞고 있다. 새로운 외교 노력을 재개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것은 북한의 협조에 달려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선 공약사항인 글로벌 비핵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는가?

 “오바마 행정부의 글로벌 우선과제중 하나이지만 러시아와 새 무기감축협정에 합의할 수 있을지 자신 못한다. 그러나 글로벌 비확산 문제는 확실히 우선과제 될 것이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지명된 존 브레넌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여기엔 북한, 이란, 미얀마, 시리아가 포함된다.

 -이 부문에서 2기 행정부 때 진전이 있을까?

 “오바마 대통령이 그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그가 계속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성취할지는 자신 못하겠다. 미·러 협정에서 핵 감축 목표가 많이 낮아졌고, 중국은 별 의지가 없고, 북한·이란·파키스탄 등은 준비가 안 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어떤 대북정책을 펴야 한다고 보나?

 “나는 박 당선인은 물론 측근들도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박 당선인은 북한과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그의 견해는 실용적이고도 원칙적이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에 광범위한 어젠다가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이 비핵화를 통한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한반도 인권 신장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 비핵화의 열쇠는 평화다. 그리고 평화의 열쇠는 보편적 인권에 대한 상호 존중이다. 내 희망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단순히 비난만 할 게 아니라 북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해결책을 진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식량, 건강, 여행 등 포괄적인 어젠다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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