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화당과 협상 불가 ‘엄포’

“재정지출 삭감은 따로 논의” 주장
공화당 “국민들 지지 안할 것” 반박
“국가부채한도 상향 조정은 거래대상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가부채한도 상향 조정은 정치적 거래대상이 아닌 만큼 공화당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14일 엄포를 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취임식을 일주일 앞두고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공화당이 미국민들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위협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공화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는 다음달까지 진행될 공화당과의 협상에서 강성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미국은 이미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 16조4천억달러를 지난달 초과한 상태이며, 2개월간 임시방편으로 필요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부채한도 상향 조정은 이미 의회가 약속한 지출을 위해 정부가 돈을 빌리도록 하는 성격인 만큼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 등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 삭감은 별도의 재정적자 축소 대책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가부채한도를 늘리지 않을 경우 전세계 투자자들은 미국이 안전한 곳인지 의문을 품을 것이고 시장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공화당이 미국 경제를 볼모로 몸값을 타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국가 신인도가 협상카드가 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지도부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기자회견 직후 낸 성명에서 “미국민들은 정부지출을 동시에 삭감하지 않고는 국가부채한도를 늘리는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부채한도 상향 실패의 결과가 심각한 것처럼, 지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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