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기 출범|취임연설 들여다보니
미 독립선언문 인용해 평등 강조
건강보험·사회보장 중요성 역설
동성애자·소수인종 인권 개선 뜻
“우리 국민은” 반복하며 통합 외쳐
미 독립선언문 인용해 평등 강조
건강보험·사회보장 중요성 역설
동성애자·소수인종 인권 개선 뜻
“우리 국민은” 반복하며 통합 외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각) 2기 임기 취임연설에서 사회 각 부문의 평등을 확대하는 내용의 진보적 의제들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4년 전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새로운 역사를 열었던 그가 이젠 재임 대통령으로서 공세적 정책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낼 것임을 밝힌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의사당에서 행한 15분간의 연설에서 230여년 전 독립선언서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됐고, 생명과 자유, 행복 추구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창조자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자명한 진리가 있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자신의 청사진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런 원칙을 현재 미국이 직면한 도전과제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우선 빈부격차의 확대가 끼칠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면서 기회의 평등과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수만이 잘살고 다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나라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번영이 중산층에 달렸다고 믿는다”며 정부와 세제, 그리고 교육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이 축소를 주장하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 노인·저소득층 대상 건강보험과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지켜낼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런 정책들은 정부 의존적인 나라를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이 나라를 더 위대하게 만들도록 위험을 감수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바마는 세니커폴스(1848년 여성 권리 획득을 위한 최초의 회의 개최지), 셀마(1965년 인권운동인 몽고메리행진 개최지), 스톤월(1969년 동성애 인권운동 중심지) 등 미국 민권운동사에 획을 그은 사건들의 발생지를 언급하면서 소수자 인권을 개선할 뜻을 천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여성들의 평등 임금과 동성애자들의 평등한 결혼 권리, 소수인종들의 평등한 투표권 행사, 어린이의 안전 등을 해결해야 할 ‘우리 시대의 임무’라고 언급했다. 동성애자 권리를 취임사에서 언급한 대통령은 오바마가 처음이다.
오바마는 1기 임기 때 추진했다가 공화당의 반대로 좌절됐던 기후변화 대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행정명령 방식으로 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와 가전기구의 열효율 제고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책과 달리 외교정책과 관련해선 무력보다는 평화적으로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원칙 천명 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설 내내 미국 헌법 서두에 나오는 “우리 국민은”(We the People)이라는 대목을 반복하며 그는 미국의 통합을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바마는 이번 연설에서 미국의 기원과 현재 당면한 현안들을 직접 연결시키면서 미국의 미래에 대한 대담한 진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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