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가지사태’ 청문회 증인 출석
“내 책임 있다”면서도 적극방어
“국민 속여” 추궁엔 언성 높여
“내 책임 있다”면서도 적극방어
“국민 속여” 추궁엔 언성 높여
23일 오전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의 리비아 벵가지 영사관 피습사건 청문회장. 공화당 소속 로널드 존슨 상원의원이 증인대에 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강하게 추궁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당시 사건에 대해 의도적으로 국민들을 속였다. 테러 공격인데, 시위가 우발적으로 공격으로 번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장관이 발끈하며 언성을 높였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는 게 사실이다.” 존슨 의원이 반격하자 클린턴 장관은 손으로 탁자를 쳐가면서 “지금 이 순간에 그게 무슨 차이가 있는가. 중요한 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날 클린턴 장관의 모습은 잘못을 저질러 불려온 증인 같지가 않았다. 의원들의 추궁에 의연하고 당당하게 답변했다. 최근 머리 뒷부분에서 혈전이 발견돼 입원했지만 매우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는 오후에 열린 하원 청문회까지 모두 6시간 동안 큰 목소리로 조리있게 국무부의 입장을 개진했다.
그는 지난해 9월11일 벵가지 영사관 피습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해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나 사전에 위험을 알면서도 대처하지 못했느냐는 추궁에 대해서는 사건 전에 안전 강화 조처에 대한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 당시 사건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빚어진 일이라면서, 이후 안전 강화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로는 매우 감성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는 벵가지에서 숨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미국인 사망자 4명의 주검이 담긴 운구가 미국에 도착하던 날을 묘사하면서 목이 메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청문회는 벵가지 사건에 대한 새로운 정보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었다”며 “중요한 것은 국무장관직을 떠나고 2016년 대선 주자로 나서는 것을 고민하는 클린턴 장관이 이 비극을 과거사로 돌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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