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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너무 많은 어린이들이…죽고있다
이제 때가 됐다…행동해야 한다”

등록 2013-01-31 20:24수정 2013-01-31 21:14

미 의회 ‘총기규제’ 청문회 발언나선 기퍼즈 의원
총상 후유증 딛고 1분간 호소
이날도 총기사건 잇따라 발생
“말하는 일이 어렵긴 하지만, 나는 중요한 할 말이 있다. 폭력은 심각한 문제다. 너무 많은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너무 많은 어린이들이…” 단어를 하나씩 입밖에 낼 때마다 온몸을 쥐어짜는 듯했다. 회의장을 가득 채운 청중은 숨죽이고 지켜봤다.

2년 전 자신을 혐오하는 ‘반유대주의자’의 총에 머리를 맞고 중태에 빠졌다가 기적적으로 회생한 개브리엘 기퍼즈(사진)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애리조나주)이 30일 국회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 나타났다. 이날은 총기규제 문제를 놓고 의회 차원에서 본격적 논의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는 “힘든 일이겠지만 이제 때가 됐다. 행동해야 한다. 담대하게 용기를 가지자. 당신들의 손에 미국이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1분간의 짧은 연설을 마치며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유망한 젊은 정치인이자 달변가였던 기퍼즈는 당시 사고로 몸 일부가 마비됐고 언어장애를 안게 됐으며 시력도 절반 가량 잃었다. 그는 10여개의 문장으로 이뤄진 이번 연설을 하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는 전국총기협회(NRA)의 로비에 맞서기 위해, 최근 총기 규제를 위한 로비단체 ‘책임있는 해결을 위한 미국인’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기퍼즈가 마이크 앞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도, 미국 전역에선 끔찍한 총기사고가 잇따라 벌어졌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선 소송과 관련해 언쟁을 벌이던 70살 남성이 분쟁 상대와 그의 변호사에게 총을 쏴 각각 사망, 중태에 이르게 했다. 앨라배마주 미들랜드 시티에선 귀가 중인 어린이 20명이 탄 통학버스에 올라 운전사를 살해하고 5살 어린이를 납치한 66살의 베트남 참전 군인이 이틀째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시카고에선 전날 공원에서 괴한의 총탄에 맞아 숨진 15살 소녀의 아버지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소녀는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학교 밴드부원으로 참가해 축하행진을 벌였던 고등학생이었다. 백악관은 “우리는 사회악을 근절할 순 없겠지만 어린이 한명의 목숨이라도 구하기 위해선 난무하는 총기폭력에 조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조의를 표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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