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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파네타 국방 “미군, 북·이란과의 동시전쟁 역량 갖춰야”

등록 2013-02-07 19:38수정 2013-02-07 22:09

퇴임 앞두고 행한 대학 강연서
북 6번 이란 3번 이례적 직접 언급

두 나라 핵개발로 긴장 고조되자
국방비 삭감 반대 명분 삼을 의도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 영향 우려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장관이 6일(현지시각) 북한과 이란 두 곳이 분쟁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며, 미군은 이 두 곳에서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조만간 퇴임하는 파네타 장관은 워싱턴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21세기에 필요한 미국의 국방전략 5대 핵심요소를 설명하면서 그 하나로 동시에 복수의 적을 맞닥뜨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북한과 전쟁 중이고,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두 개 분쟁에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적과 대치해 궁극적으로 양쪽 전선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그런 능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네타 장관은 또다른 요소로 북한과 이란의 위협을 지목하면서 군사력을 태평양과 중동 지역에 투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곳은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고, 분쟁 잠재력이 가장 큰 핵심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머지 3가지 요소로, 작지만 유연·신속한 군대, 순환배치를 통한 중남미·아프리카 등 나머지 지역의 군사력 유지, 첨단무기 개발 능력을 꼽았다.

미국 국방장관이 두 개의 전쟁 수행을 언급하면서 직접적으로 두 나라를 지목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파네타 장관은 북한을 6차례나 언급해 문제 지역으로 지목한 국가 중 첫번째를 차지했다. 이란과 시리아는 각각 3차례, 1차례였다.

파네타 장관이 북한·이란에서의 전쟁 동시 수행 능력을 강조한 것은 연설 장소나 시기로 미뤄 새로운 국방전략을 제시하는 차원이라기보다는 국방비 대폭 삭감 압력에 대응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이 국방비 감축에 반대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은 예산 위기가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라고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국방부는 민주·공화당이 이른바 ‘시퀘스터’(국방 및 사회복지 예산 자동 감축 조처)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10년간 무려 4870억달러의 국방비를 감축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실제 시퀘스터 협상 난항은 이미 미군의 배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재정지출 감축에 대비하기 위해 정기점검을 위해 들어왔던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의 페르시아만 파견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비용절감 방안에는 이밖에 군인들의 월급 인상 억제, 공군 장비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에어쇼 취소, 모병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중에서도 페르시아만 항모 파견 연기는 중동지역에 대한 미군의 개입범위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미군은 2년 전부터 이 지역에 두 척의 항모를 유지했고, 분쟁 발생 때 한 척은 해당지역에 파견되고 한 척은 후방에서 미군과 나토군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아왔는데 한 척이 줄어드는 셈이다. 또 육군의 육해공군 합동훈련 지원 예산 감소로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같은 훈련은 다섯개 이상, 아프간 작전과 관련이 없는 모든 여단전투단의 임무형 지휘(전술) 연습은 중지될 수 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전했다.

다만 이런 국방비 삭감에 대한 우려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파네타 장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이 한반도 긴장 해소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오히려 위기를 지속시키는 현상유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탓이다. 또 미국이 북한을 전쟁 상대국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자칫 해석될 수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이형섭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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