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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시퀘스터는 시작일뿐…미 재정악재 ‘첩첩산중’

등록 2013-03-01 20:20수정 2013-03-01 22:19

정식 발효…바이든 부통령 전용기 포기
최대 200만명 일시해고 등 직면 우려

예산안 통과 안되면 연방정부 폐쇄
채무한도 상향 실패땐 국가부도도
오바마, 어제 상·하원 지도부와 만나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번 주말부터 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투’ 대신 기차를 타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집에 갈 계획이다. 예산 자동 삭감 조처인 ‘시퀘스터’가 1일(현지시각)부터 발효되면서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워싱턴~델라웨어 왕복 기차표는 비즈니스 클래스가 142달러다. 부통령 전용기의 운항비용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보다 좀더 큰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는 시간당 18만달러의 비용이 든다. 상원의원 시절 약 7900차례나 기차를 탔다는 바이든은 28일 “시퀘스터가 내게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기차를 다시 타게 된 것”이라며 “경호팀은 내가 기차를 이용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이제 경호팀에게 기차가 비행기보다 훨씬 값싸지 않나라고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이번 시퀘스터 발효로 인해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겠지만 몇주가 지나면서 강제 무급휴가나 일시 해고, 실업수당 삭감 등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일 연방예산 삭감을 명령하는 조처에 서명하는대로 연방정부 기관들은 직원들에 대한 강제 무급휴가와 각 주에 대한 보조금 삭감 계획 등을 마련해 통보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고 전했다.

시퀘스터에 따라 당장 올해는 9월말까지 850억달러(약 92조원)의 정부 예산이 삭감된다. 의회예산국은 이 조처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공무원을 중심으로 70만~200만명이 무급 휴가와 일시 해고 등을 겪어야 한다.

28일 미국 증시는 시퀘스터 발효 소식에도 불구하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0.88(0.1%) 떨어진 1만4054.49로 마감했다. 시장에는 이미 예고된 악재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과 상·하원 지도부는 1일 백악관에서 만나 재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 자리는 오히려 새로운 대결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워싱턴의 분위기다. <시엔엔>(CNN)은 “양쪽이 서로의 입장을 강조하는 계기로 활용하면서 다음 라운드의 예산전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은 3월27일까지 2013회계연도 예산안 통과, 5월18일까지 국가채무한도 상향 조정 문제를 타결지어야 한다. 현재 미국 의회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3월27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잠정예산안만 의결한 상태다. 올해 남은 기간 예산 집행을 위해서는 그 이전에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폐쇄(셧다운)된다. 연방정부 폐쇄는 1970년대 이후 17차례 있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1995년 클린턴 행정부 때 21일간 정부 기능이 마비된 바 있다.

국가채무한도 상향 조정 문제는 국가신용등급과 관련돼 있어 이보다 파급력이 더 크다. 의회는 지난달 시퀘스터와 채무한도 조정 문제가 겹치자 일단 5월18일까지는 재무부가 필요한 지출을 할 수 있게 해놨다. 이때까지 의회가 채무한도를 올려주지 않으면 미국은 2011년 여름에 발생했던 것처럼 국가 부도 사태를 우려하는 상황을 또다시 맞을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에스앤피는 당시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트리플 에이’(AAA)에서 한단계 강등시킨 바 있다. 올해 또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무디스와 피치도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시킬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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