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3일(현지시각)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태세를 강화하려고 괌에 중거리 미사일 요격망인 ‘고고도 방어체계’(THAAD·타드)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이 요격체계를 미국 본토 밖에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몇 주일 안에 타드를 괌에 배치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하려는 예방적 조처”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타드는 트럭 탑재 발사대, 요격 미사일, AN/TPY-2(엑스밴드) 추적레이더, 통합 사격통제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며, 괌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과 주둔 군인들에 대한 방어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처는 북한이 이미 괌과 하와이 등을 타격 대상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동식 미사일을 동해안으로 이동하는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타드는 미국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는 적의 중거리 미사일을 격추할 목적으로 제작된 공중방어시스템이다. 타드 시스템은 1개 포대당 8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애초 2015년에 이란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아랍에미리트 등 우방국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중동지역에 타드를 첫 배치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위협이 더 긴급하다고 보고 이렇게 결정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는 미국이 북한의 위협을 더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장기간에 걸친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따서 “타드 배치가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이 시스템의 구매를 앞당기도록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방대학 연설에서 “그들은 지금 핵 능력(nuclear capacity)을 갖고 있으며, 미사일 운반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몇 주간 취한 몇몇 조처들은 실재하는 명백한 위험이자 위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밤 창완취안 신임 중국 국방부장(장관)과의 장시간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소개하며, “북한은 미국과 중국이 공동 이해를 갖고 있는 매우 좋은 사례다. 중국은 이 복잡하고 불붙기 쉬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걸 원치 않고 있으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