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에서 폭발물 넣은 압력솥·못 등 담긴 배낭 발견
미국 수사당국은 15일(현지시각)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압력솥이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또 사건 현장에서 폭발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회로기판이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아직 용의자를 찾지 못했으며, 시민들에게 당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제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폭발물을 넣은 6리터짜리 압력솥이 검정색 배낭에 담겨 결승선 주변 도로 위에 놓여 있었다”며 “배낭에는 금속, 못, 볼 베어링도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압력솥을 이용한 폭탄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 네팔 등지에서 많이 이용된다고 전했다. 특히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들을 대상으로 자주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폭탄은 만들기가 쉬워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범인을 잡는데 압력솥이라는 유력한 단서가 나오긴 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이번 테러를 자행한 범인이 외국인인지, 내국인인지 단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또 배낭에 압력솥과 함께 금속과 못 등을 함께 넣은 것은 범인이 인명을 살상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리처드 데스로리어스 연방수사국 특별수사관은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수거된 물품에는 배낭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검정색 나일론과 BB(공기총탄)·못 등이 있었다”며 “배낭은 매우 무거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가 매우 초기 단계”라며 용의자와 범행 동기를 특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수사 당국은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TV(CCTV)에 녹화된 비디오 화면과 현장에서 거둬들인 잔해 및 파편 등의 정밀 분석 작업을 계속 하고 있으며 대회를 관전했던 시민 등에게 직접 촬영한 영상 등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사 당국은 사건 현장에서 수상한 행동을 했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조사를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20대 남성은 용의선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 당국이 전날 밤에 보스턴 근교 리비어에 있는 한 아파트를 수색했지만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 이번 사건을 “극악무도하고 비겁한 테러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누가 이런 공격을 했는지, 왜 했는지, 테러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됐는지, 국내 세력인지 외국 세력인지, 악의를 가진 개인의 소행인지 등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상자는 사망자 3명에 부상자 176명이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3명 중 8세 소년인 마틴 리처드에 이어 두 번째로 사망자 신원도 확인됐다. 미국 언론들은 매사추세츠주 메드퍼드에 사는 크리스틀 캠벨(29·여)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캠벨은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로 일했으며 마라톤 보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나머지 한명은 중국 국적의 보스턴대 대학원생으로 마라톤을 구경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FBI “보스턴 테러에 ‘압력솥 폭탄' 사용돼”
■ 장례까지 치렀는데 돌아온 딸…무슨 일이?
■ ‘고맙다! 막내’ 한화, NC잡고 첫승
■ 박 대통령 생가 터 ‘출입금지’?
■ [화보] 아수라장으로 변한 보스톤 폭발 사고 현장
■ FBI “보스턴 테러에 ‘압력솥 폭탄' 사용돼”
■ 장례까지 치렀는데 돌아온 딸…무슨 일이?
■ ‘고맙다! 막내’ 한화, NC잡고 첫승
■ 박 대통령 생가 터 ‘출입금지’?
■ [화보] 아수라장으로 변한 보스톤 폭발 사고 현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