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 조하르, 범행동기 진술
‘독극물 편지’ 용의자는 무혐의 석방
‘독극물 편지’ 용의자는 무혐의 석방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용의자인 조하르 차르나예프(19)는 미국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테러에 나서게 한 주요 동기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가 24일 전했다.
병원에서 심문을 받은 조하르는 수사관들에게 자신과 형은 이슬람 세계에 대한 미국의 행동에 분노가 일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 형제가 폭탄 테러를 벌이기 전 토론하는 것을 들은 한 이웃은 “그들이 아프가니스탄의 희생자 대부분은 미군에 의해 숨진 무고한 시민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하르는 또 수사관들에게 자신과 형은 외국의 테러리스트 단체들과 연계돼 있지 않고, 독자적으로 테러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턴 마라톤 현장에 대한 폭탄테러는 경기가 열리기 약 일주일 전쯤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마라톤 테러에 사용한 ‘압력솥 폭탄’을 만드는 방법은 알카에다 예멘 지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잡지인 <인스파이어>에서 터득했다고 진술했다. 연방수사국(FBI)의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코 루비오 의원(공화당)은 <뉴욕 타임스>에“이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급진화됐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해서 극단주의 이념을 받아들이고 테러 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조하르의 진술을 확증하는 작업에 나서는 한편, 외국 테러조직과의 연계 여부에 대해서도 여전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은 24일 러시아 남부 북캅카스의 다게스탄자치공화국 수도 마하치칼라에 찾아가, 차르나예프 형제의 부모를 면담하고 이들 형제의 행적과 이슬람주의 단체와의 관계 등에 대해 조사했다.
용의자들이 여러달 동안 이번 테러를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형 타메를란이 올해 2월6일 보스턴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한 폭죽 전문점에서 폭죽을 산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점원에게 “가장 강력한 게 어떤 거냐?”고 물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연방 상원의원들에게 독성물질인 라이신이 들어 있는 우편물을 발송한 혐의로 체포된 폴 케빈 커티스(45)가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경찰은 그의 자택 등을 수색했으나 라이신 등 증거물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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