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수용소 의료 문건 공개
단식 수감자 강제급식때 투약
우울증·자살충동 유발 부작용 심각
단식 수감자 강제급식때 투약
우울증·자살충동 유발 부작용 심각
미군이 운영하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다섯달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수감자들에게 파킨슨병과 비슷한 신경계 혼란을 일으키는 약물을 투약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알자지라>는 관타나모 수용소 당국이 지난 3월5일 작성한 ‘단식 수감자를 위한 의료 관리’라는 문건을 공개하고, 여기에 강제급식 때 구토를 막고 소화를 촉진시키려고 ‘레글런’이라는 약물을 처방하라는 지침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인권 문제를 제기해온 영국의 인권단체인 ‘형집행 유예’(Reprieve)는 이 문제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이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레글런을 생산하는 제약회사 에이엔아이(ANI)에도 서한을 보내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레글런 사용을 중단하도록 노력하라고 요청했다.
레글런은 메스꺼움을 줄이는 메토클로피라미드라는 물질로 만들어졌는데,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레글런은 얼굴·혀·사지에 운동장애를 일으키고 우울증·자살충동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지니고 있어 미 식품의약청은 2009년 이 약의 만성적 사용에 따르는 위험을 강력히 경고하는 ‘블랙 박스’ 조처를 내렸다. 12주 이상의 복용은 피할 것도 권고했다. 하지만 관타나모 수용소의 문건엔 이런 위험성을 알려주는 내용이 전혀 없다. 수용소 당국은 “수감자들의 동의 없이 투약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알자지라>는 현장 취재를 통해 의료진들에게서 “레글런과 관련한 부작용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확보했다. 의료진도 모르는 정보를 수감자들에게 알려줄 리는 만무하다. 관타나모 수용소에선 지난 2010년에도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메플로킨이라는 항말라리아제를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수감자들의 개별적 의료 기록을 볼 수 없어 실제로 레글런이 사용됐는지, 부작용을 일으킨 수감자가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용소 당국은 묵묵부답이다. 지난 2월 코란이 함부로 다뤄진 것에 항의해 시작된 단식투쟁은 현재 재소자 166명 중 4분의 1가량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용소는 이들의 코에 튜브를 끼워 유동식을 강제로 주입해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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