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한국 등 38개국 대사관 전방위 도청

등록 2013-07-01 15:12수정 2013-07-01 15:56

<가디언> 스노든 추가 폭로 문서 근거로 보도
유럽연합 강력 반발…한국은 신중한 반응
미국이 유럽연합(EU) 대사관·대표부를 도청한 데 더해 한국 등 동맹국을 포함한 38개국 대사관에 대해서도 전방위로 도청한 사실이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추가로 폭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당장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교착을 경고하고 나섰다.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악화된 여론도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조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각) 스노든이 폭로한 2010년 9월치 미 국가안보국(NSA) 문서를 근거로,“미 국가안보국은 38개국 대사관과 대표부를 (도청)‘목표물(targets)’로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며 “전통적인 이념 적성국과 중동국가들에 더해 유럽연합, 프랑스, 그리스는 물론 일본, 멕시코, 한국, 인도, 터키 같은 수많은 다른 동맹국들을 목표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유럽 민간인을 포함해 전방위 불법 사찰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추가로 폭로된 이번 미 국가안보국 문서는 사찰 대상국 국민들의 여론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유럽 각국 정부들은 미국을 공세적으로 비난하고 나섰고, 한국·일본 등 전통적 우방 국가의 외교가에서도 “정도가 심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당장 유럽 국가들은 미국에 확인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국 <비비시(BBC)>는 로런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이 지난 30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의 그같은 행동은 ‘절대 수용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사비네 로이토이서 독일 법무부 장관은 “냉전 기간 동안 적들이 사용한 수법을 떠올리게 한다”며 “미국 친구들이 유럽인들을 적으로 보는 건 양해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미-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핵심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워싱턴에 관련 보도 조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비비안 레딩 유럽연합 법무집행위원은 이와 관련해 “협력국 사이에는 스파이 행위가 있어선 안 된다”며 “우리의 파트너들이 유럽 협상가들의 사무실을 도청했다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우리는 대서양 양안간 시장 확대에 대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또 조안 아셀본 룩셈부르크 외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사실이라면 역겨운 일”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보다는 자기네 정보당국을 감시하는 걸 더 잘 해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깊은 근심과 충격을 느낀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을 제외한 다른 동맹국들은 자국내 여론을 주시하며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일 정례회견에서 “사실은 알고 있지만 내용은 확실하지 않다”며 “이 건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으며 외교 루트를 통해 (미국측에) 확인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주미 한국대사관은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디언>의 보도는 정상적인 경로가 아니라 폭로에 의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외교 당국이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우리 대사관이 지목됐다고 해도 공식 반응이 나올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주미대사관에서 내부적으로 미 국가안보국의 도청이나 정보수집 활동과 관련해 파악하고 있는 것은 없는 걸로 안다”면서 “이미 3년 가까이 지난 문건이어서 확인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seraj@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국정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도 개입…검찰에 “명품시계 조사를”
“서른 전에 결혼해야지” 생각 뒤엔 ‘섹스 자본’의 그림자
미국, 한국 등 38개국 대사관 전방위 도청 사실 드러나
단순 개입이 아니라 총체적 공작입디다
[화보] "대통령 물러나라" 이집트 반정부 시위 격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