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국무장관 등과 협의
케네스 배 석방 논의할듯
케네스 배 석방 논의할듯
지미 카터(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부의 초청을 받아 평양 방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22일 미국 정부 고위관리들과 방북 문제를 협의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따서, 카터 전 대통령이 22일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케리 국무장관 등과 방북 문제를 협의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 외에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도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그와 관련해 알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장거리 로켓 발사 및 3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제재 등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관계에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국방위원회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되면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석방 등 인도주의적 현안을 논의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리라 예상된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미국 정부가 ‘평화 특사’ 임무를 부여하지 않으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조처를 먼저 취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무게감과 함께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한 인물이어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정은 제1비서와 면담이 이뤄지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4월10일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까지 세차례 방북했다. 그러나 북한이 나를 초청하고 백악관이 승인하지 않는 한 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이 이뤄진다면 나는 기꺼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달 22일에 한 연설에서 북한과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서한을 케리 국무장관에게 보냈으며, 북-미 간 평화조약을 체결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1994년 북한 핵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을 때, 미국의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해 긴장 해소에 큰 기여를 했다. 또 2010년 8월 방북 때는 불법입국죄로 북한에 수감돼 있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스를 데리고 귀국했다. 이듬해 4월에도 마르티 전 핀란드 대통령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워싱턴 도쿄/박현 정남구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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