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노동검찰이 현지 노동법을 위반한 삼성전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또 정신적 피해 보상금으로 2억5000만헤알(약 1210억원)을 청구했다고 프랑스 <아에프페>(AFP) 통신과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라질 노동부는 13일 아마존 마나우스 자유무역지대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산 공장의 노동자들이 하루 10시간씩 서있는 것을 포함해 최장 15시간씩 근무했으며, 연속으로 27일간 근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마나우스 공장은 삼성전자의 전세계 25개 공장 중 최대 규모로, 60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된 휴대전화와 텔레비전은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공급된다.
현지 일간 <트리부나 오지>를 보면, 노동자들은 6초만에 휴대전화와 배터리, 충전기, 이어폰, 사용설명서 등을 포장하는 등 무리한 업무 속도를 강요당했다. 개별 노동자들은 한번 근무할 때마다 이 작업을 6800차례까지 반복하기도 했다. <비비시> 방송은 이 공장 노동자 1명이 휴대폰 한 개를 조립하는데 32초, 텔레비전 세트를 조립하는데는 6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브라질 검찰은 이런 무리한 노동조건으로 탓에 노동자들이 요통과 근육 경련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이 공장 노동자 1200여명은 정부 발표에 앞서 이미 삼성전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아에프페> 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우리 근로자들의 안전과 건강, 웰빙을 위한 최상의 기준을 담보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브라질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는대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비비시>가 전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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