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사법원, 간첩법 위반·컴퓨터 절도 등 혐의
“민간인 살해 군인보다 더 무겁게 처벌” 비판
“민간인 살해 군인보다 더 무겁게 처벌” 비판
미국 군사법원은 21일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군사·외교 기밀 자료를 넘긴 혐의로 미군 브래들리 매닝(25) 일병에게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포트미드 군사법원 드니스 린드 판사(대령)는 이날 군사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매닝의 형량을 이렇게 결정했다. 린드 판사는 매닝 일병의 계급을 이등병으로 강등시키면서 불명예 제대와 함께 봉급 몰수 판결도 내렸다. 린드 판사는 구체적인 형량 산정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군사법원은 앞서 지난달 30일 매닝 일병에 대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이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으나,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과 컴퓨터 사기, 절도, 군 규정 위반 등 20여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군사법원은 최대 90년형까지 형을 선고할 수 있었다. 매닝 일병은 가석방이 되기 위해서는 형량의 최소 3분의 1을 복역해야 한다. 매닝 일병에 대한 재판은 군 형사항소법원으로 자동으로 보내진다. 매닝 일병은 선고가 내려질 때 특별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군검찰은 지난주 열린 최후변론에서 향후 기밀문서의 유출을 막기 위해 중형이 내려져야 한다면서 매닝에게 징역 60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변호인 쪽은 매닝이 일반 시민들이 이라크 전쟁의 모든 측면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해 기밀자료를 유출했다면서 관대한 처벌을 요청했다. 매닝 일병은 “사람들과 미국에 상처를 입혔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매닝 일병은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분석관으로 복무하면서 미군 아파치헬기의 이라크 민간인 사살 동영상 등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기밀자료와 관타나모 수용소 기밀자료,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 등 모두 70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혐의를 받았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이번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의 벤 위즈너 국장은 “언론·공중과 정보를 공유한 군인이 죄수들을 고문하고 민간인들을 죽인 사람들보다 더 가혹하게 처벌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사법시스템이 심각하게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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