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진보’-공화 ‘자유’ 연합전선
중순께 ‘군사개입’ 하원 통과 ‘흐릿’
프랑스도 ‘유엔보고서 이후’ 미뤄
교황 “폭력·전쟁, 평화의 길 아냐”
바티칸 ‘평화기도회’에 10만 참여
중순께 ‘군사개입’ 하원 통과 ‘흐릿’
프랑스도 ‘유엔보고서 이후’ 미뤄
교황 “폭력·전쟁, 평화의 길 아냐”
바티칸 ‘평화기도회’에 10만 참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군사개입안이 안팎에서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여름 휴회를 마치고 9일부터 군사개입안에 대한 본격 심의에 들어가는데, 특히 하원의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상원 상임위가 11일 표결을 하고 전체 의원 표결은 이번 주말께 이뤄질 전망이다. 하원은 이달 셋째주에 표결을 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7일 “오바마 행정부는 군사개입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각개격파식으로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으나 오히려 반대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반대 의사를 표명하거나 반대 쪽으로 기울고 있는 하원의원들의 숫자가 하원 전체 의석(435명)의 과반인 218명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원에서 민주당 진보파와 공화당 자유주의파가 가능할 것 같지 않던 연합전선을 형성해서 군사개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해온 민주당 일부 의원들까지 군사개입에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지역구 유권자들의 반전 정서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엔비시>(NBC) 등 방송 6개사와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고, 10일에는 대국민 연설을 하는 등 여론을 돌리는 데 총력전을 펼 예정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5~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군사개입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려 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외신들은 밤늦게까지 진행된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로 다른 정상들의 지지를 얻고자 나선 탓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캐나다·프랑스·사우디·터키 등 네 나라만 미국의 군사개입안을 지지했으며, 중국을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독일·브라질·아르헨티나·이탈리아·인도·인도네시아가 유엔과 독자적으로 군사개입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미국 쪽은 별도로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영국·일본·스페인 등 10개국과 공동으로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응 필요성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성명에서 군사공격 승인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유럽연합(EU)도 7일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은 유엔의 ‘잠정’ 조사보고서가 제출될 때까지 늦춰져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는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분명하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으나 군사공격을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유엔 조사보고서가 나온 뒤에 군사개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으로선 프랑스의 군사개입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인 만큼, 미국의 군사개입도 유엔 조사 결과 발표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 쪽에선 유엔의 ‘잠정’ 조사 결과가 이르면 15일께 나오리라고 예상하고 있으나, 유엔 쪽은 이를 부인했다.
7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를 위한 단식 특별 기도회에 10만여명이 참석하는 등 세계적으로 반전 기도회·시위가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연설에서 “폭력과 전쟁은 평화를 위한 길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군사개입안에 반대했다. 워싱턴에서 150여명의 시위대가 백악관 앞에서 ‘전쟁 반대’를 외친 것을 비롯해, 뉴욕·보스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반전시위가 열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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