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최측근과 주로 라운딩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정치적 활용은 없어
다른 대통령들과 달리 정치적 활용은 없어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내성적인 인물 중 한명으로 꼽혀 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를 칠 때도 낯을 가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직 대통령들이 개인적인 취향과 무관하게 골프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에 반해, 오바마 대통령은 주로 친구, 최측근 등과 골프를 즐겼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타임>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부터 지난 14일까지 언론 보도자료를 토대로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 횟수와 파트너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145차례 라운딩를 하면서, 백악관 일정 담당 비서인 마빈 니컬슨을 103차례나 파트너로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차례 이상 함께 골프를 친 사람은 16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대부분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친한 친구들이었다.
대통령의 골프친구 1위인 니컬슨은 전직 캐디와 바텐더 출신이다. 오바마가 상원의원이던 시절 윈드서핑 가게에서 인연을 맺었다. 2004년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국무장관의 경호원을 지냈다. 니컬슨의 동생 월터도 오바마 대통령과 9차례나 골프를 친 것으로 분석됐다. 2위는 33차례 동행한 오바마의 전속 사진사 데이비드 캐츠였고, 26차례로 3위인 에릭 휘태커는 오바마가 시카고에서 지내던 시절 사귄 친구다.
오바마가 선출직 정치인과 골프를 친 것은 9차례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가장 많이 친 파트너는 골프광인 조 바이든 부통령인데, 횟수는 5차례에 지나지 않았다. <타임>이 “골프에 홀린 사람처럼 골프를 쳤다”고 표현할 정도로 골프광인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프로 골퍼와 라운딩을 한 것은 타이거 우즈와 단 한번뿐이었다. 언론인과는 3차례 골프를 쳤는데, 그 자리에도 니컬슨이 2차례나 함께 했다. 지난 5년간 워싱턴 정치권의 브로커들이 대통령 골프에 참가하는 행운을 잡을 확률도 제로에 가까웠다. 이 때문에 <타임>은 오바마가 순수하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골프를 쳤다고 분석했다.
오바마의 골프 스타일은 전임자인 빌 클린턴 대통령과도 상당히 대조적이다. <타임>은 “클린턴은 후원자들을 즐겁게 해주거나 야당 정치인들에게 아부하기 위해 스포츠를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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