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고위급 공개언급 이례적
벤 로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3일(현지시각)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이란과는 핵개발 단계가 다르다고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은 이날 뉴욕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을 북한과 비교하고 있는데,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이미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백악관 고위관계자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로즈 부보좌관은 “그 비교는 단순히 두 국가가 국제 비확산 규범을 지키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실제로는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획득했고 2006년 초 실험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무기를 아직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게 바로 이란이 핵무기를 얻지 못하게 막는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이유”라며 “이는 북한처럼 이미 문턱을 넘은 국가의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리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게 이란에 제재를 가하는 이유이고,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 문을 열어놓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로즈 부보좌관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이란과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외교적 개입의 강도를 낮게 하고 있는 이유를 일부 설명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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