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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국가안보국은 흥신소? 직원들, 남편·여친 불법 도청하다가 ‘들통’

등록 2013-09-29 15:49수정 2013-09-29 20:19

[지구촌 화제]
<가디언>, ‘정보수집 권한 남용 사례’ 담긴 문서 공개
배우자·연인의 ‘부정’ 의심해 사적 통화 도청한 사례들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들이 공무와 상관이 없는 배우자나 연인까지 불법 도청해오다 적발됐다. 특히 한 직원은 6년간 9명의 외국인 전화를 도청했는데도, 피해자의 신고가 있기 전까지 한번도 적발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국가안보국의 허술한 내부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 시각) 미 국가안보국 감사관실이 2003년 이후 직원들의 ‘신호 정보수집 권한 남용’ 사례가 담긴 문서 12건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서는 공화당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의 요청에 따라 조지 엘라드 감사관이 지난 11일 작성한 것으로, 국가안보국 직원들이 배우자나 연인의 ‘부정’을 의심해 사적인 전화 통화를 불법 도청한 내용 등이 담겼다.

국가안보국의 한 남성 직원은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인 여성 2명의 통화 기록을 수집했다. 또 외국 정보수집 허가도 없이 외국인 전화번호 9개에 대해 통화 기록 및 통화 내용까지 수집했다. 이 남성은 사내 연애를 하던 여자친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에 의해 도청당하는 것 같다고 신고했고, 국가안보국은 이 여성의 신고가 들어오기 전까지 6년간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번에 적발된 정보수집 권한 남용 사례들은 모두 엇비슷하다. 2011년 한 남성 직원은 “호기심으로” 외국인 여자친구의 통화 기록을 수집했다고 시인했다. 2005년 또다른 남성 직원은 여자친구와 외국 정부관리의 관계를 의심해 전화 기록을 입수했다. 2004년에는 한 여성 직원이 남편의 외도를 의심해, 그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에 남아 있던 외국인의 전화번호를 도청했다. 그러나 감사에 적발된 직원들은 대부분 징계를 받기 직전에 사직했고, 기소도 되지 않았다.

신호정보수집 프로그램인 ‘시긴트’는 원래 국가안보국이 외국 용의자를 수사하려는 기술이다. 그러나 직원들이 사생활에 악용해 내부적으로 ‘러빈트’(loveint)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국가안보국은 대규모 사생활 정보수집을 감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디언>은 “소규모 정보수집에 대해서는 국가안보국 관리자들의 감시에 적발되지 않을 수 있다”며 국가안보국 직원에 의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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