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띄우기’ 공화 공격 부담
힐러리 쪽에서도 ‘은밀하게’ 반대
힐러리 쪽에서도 ‘은밀하게’ 반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인생 역정을 그린 다큐멘터리와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 계획이 정치적 논란 속에 좌초했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건만 2016년 미국 대선의 최고 유력 주자로 주목받는 클린턴 전 장관을 둘러싼 ‘정치적 민감성’을 새삼 확인시켰다.
클린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던 <시엔엔>(CNN)과 미니시리즈 제작 계획을 발표한 <엔비시>(NBC) 방송이 모두 제작 포기를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공화당이 ‘불공정한 클린턴 띄우기’라며 공개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것이 겉으로 드러난 주요 이유지만, 클린턴의 이미지가 손상되리라고 우려한 클린턴 진영의 은밀한 반대도 장애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방송사가 클린턴 프로그램 제작 계획을 발표하자, 지난 8월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이 프로그램들이 방송되면 2016년 대선 기간에 두 방송사가 주관하는 토론회에 불참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민주당의 클린턴 지지세력도 이들 프로그램에서 그려질 클린턴의 모습이 공식적 이미지와 충돌하며,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 프로그램 제작을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엔엔> 클린턴 다큐의 감독으로 내정된 찰스 퍼거슨은 30일 <허핑턴포스트> 기고에서 “다큐 제작에 반대하는 클린턴 진영의 압박이 너무 강해, 내가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해 작품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진영 사람들은 내가 만들려는 작품이 클린턴의 결점을 완벽히 가려주지는 않으리라는 점을 알고 도움을 주지 않으려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배우 다이언 레인을 클린턴 역에 캐스팅해, 사랑 이야기를 강조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제작하려던 <엔비시> 방송도 30일 제작을 중단한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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