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등 전향적 발언에
주한 미대사관 이례적 해명자료
“미국 정책기조 달라진건 없다”
주한 미대사관 이례적 해명자료
“미국 정책기조 달라진건 없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3일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고 이를 위해 합리적인 협상에 나선다면 우리는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과 불가침 협정(non-aggression agreement)을 체결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은 다시 북한과 대화하고 평화적인 관계를 맺을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의 정권 교체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면 북한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인 안보 문제를 미국이 보장해주겠다는 뜻으로, 북-미 대화 및 6자회담 재개에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주한 미국대사관 버네사 젠지 대변인은 4일 오후 한국의 외교부 담당 기자들에게 보내온 전자우편에서 “케리 장관의 3일 발언은 미국의 오랜 정책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새로울 게 없다. 미국의 방침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무장관이 관할하는 일개 공관이 장관의 발언을 사실상 전면 부인한 셈이다. 이를 두고 미국이 지금껏 한번도 맺은 적이 없는 불가침 협정을 언급한 케리 장관의 ‘실언’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의 견제가 작용했으리라는 관측도 적잖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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