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60) 아르헨티나 대통령
아르헨티나 대통령 뇌수술…총선 캠페인 참여 못해
‘선거 전략설’ 솔솔…야권 “동정표·책임 회피 노림수”
‘선거 전략설’ 솔솔…야권 “동정표·책임 회피 노림수”
의회 선거를 3주 앞둔 아르헨티나가 갑작스러운 대통령 뇌수술 소식에 요동치고 있다. 여당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와병설이 발표되자 ‘총선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은 7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60·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뇌출혈의 일종인 경막하부혈종으로 8일 수술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알프레도 소시마로 대통령실 대변인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8월12일 두통으로 뇌 검진을 받았으나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5일 불규칙한 심장 박동과 두통으로 재검을 받아보니, 경막하부혈종이 발견돼 주치의가 한달간 휴식을 권했다”고만 밝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전에도 건강 악화로 여러 차례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었다.
<뉴욕타임스>는 경막하부혈종 수술은 위험하지 않으며 실패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어쨌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수술 탓에 27일 실시되는 의회 선거 캠페인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지지율이 32%에 불과한 대통령이 동정표를 얻고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수술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 나시온>의 저명한 정치 분석가인 호아킨 모랄레스 솔라는 “비밀은 의혹을 낳는다. 두달 전에 이상이 있던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왜 지금 발표되느냐”며 발표 시점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끄는 ‘승리를 위한 전선’(FPV)은 의회 선거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8월11일 예비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그러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야당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여당이 의회 주도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2015년 3선에 도전하리라는 관측이 많은데,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개헌에 필요한 의석수인 ‘3분의 2’를 확보하지 못하면 개헌과 3선 모두 어려워진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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