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니 건강상태 많이 나아져”
지난해 11월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씨의 어머니 배명희씨가 11일 평양에서 아들과 상봉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배씨는 이날 “오늘 오전 병원에서 아들을 만났다”며 “(아들의 상태가) 그렇게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배씨는 “아들이 ‘건강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씨는 아들을 만나려고 미국 정부의 허락을 받아 10일 베이징발 비행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에서 <조선신보>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제가 (방북을) 신청했다. 아들의 건강 상태가 매우 악화돼 걱정이 돼서 왔다”고 말했다.
배씨 가족은 성명을 통해 어머니 배씨의 방북 사실을 알리면서, 5일 정도 북한에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어머니 배씨는 아들 석방을 기원하는 웹사이트(freekennow.com)에 남긴 영상 메시지에서 “올해 7월 몸무게가 심하게 빠진 아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며 “아들의 건강 상태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네스 배씨는 올해 4월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반공화국 적대범죄 행위’를 한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배씨는 몸무게가 22㎏ 넘게 빠지는 등 건강이 악화되면서 두달 전 병원으로 옮겨졌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배씨 석방을 위해 지난 8월 말 방북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 B-52 전략폭격기의 훈련 참여를 이유로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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