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상원 대표 “큰 진전 이뤘다”
공화 강경파, 상원 타협안 반발
“찬성하면 예비선거서 도전 직면”
행정부, 디폴트 대비 대책 마련중
공화 강경파, 상원 타협안 반발
“찬성하면 예비선거서 도전 직면”
행정부, 디폴트 대비 대책 마련중
국가 부채한도 증액안 및 내년 예산안 통과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상원의 민주-공화 협상대표들이 이르면 15일 타협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여전히 상원의 협상안에 부정적이어서 17일로 다가온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원의 민주-공화당 원내대표인 해리 리드와 미치 매코널은 14일 회동한 뒤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큰 진전을 이뤘다”며 “15일은 밝은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도 “오늘은 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상원 보좌진들이 브리핑한 내용을 보면, 두당 협상대표들은 국가 부채한도를 내년 2월7일까지 증액하고, 예산안은 내년 1월15일 집행분까지 승인하며, 중장기 재정적자 감축안을 올해 12월13일까지 마련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번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과 관련해선 대폭 수정하지 않고, 고용주가 지불하는 재보험세 시행 1년 연기 등 약간의 수정만 하는 안이 제시됐다. 상원은 15일 중으로 타협이 이뤄지면 16일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 부쳐 이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그러나 이 타협안도 결국엔 하원에서 통과돼야 효력을 발휘하는 만큼 하원 공화당 의원들의 태도가 관건이다. 일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이 협상안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팀 후엘스캠프 공화당 의원은 “이 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공화당 의원들은 다음 당내 예비선거에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이날 매코널 원내대표와 회동을 했으나 결과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케빈 맥카시 하원 원내부대표는 “우리는 여전히 여러 옵션을 갖고 있다”며,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이 마련한 부채한도를 6주간 증액하는 안도 거기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상원의 타결 조짐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 모두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17일 자정이 지나면 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특별수단들이 모두 소진되면서 부채 상환 능력이 하루하루의 자금상황에 따라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이후 연방정부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자금 배분을 지속할 항목과 중단할 항목을 어떻게 선별할지, 그리고 국제 금융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권시장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오전에 101포인트 하락했다가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상승 반전해 64포인트(0.4%) 상승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싱턴의 협상 소식에 주식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일부 대형 금융회사들은 17일 이후 미 재무부 국채 거래에 문제가 있을 것을 우려해 단기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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