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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공화 ‘예산전쟁 패배’ 후폭풍…티파티-주류세력 ‘내분’

등록 2013-10-21 20:18수정 2013-10-21 20:47

협상실패 책임 떠넘기며 당권경쟁
“1970년대 이후 최대 파벌싸움”

내년 중간선거 당내경선서 1차전
2016년 대선후보 지명전이 분기점
“티파티 풀뿌리 조직 강하지만
지도자·자금·정책 등 한계 보여”
“이것은 공화당 내부의 내전이다.”

미국 공화당의 베테랑 활동가인 리처드 비거리는 20일 <뉴욕 타임스>에 앞으로 몇년간 공화당 안에서 당의 미래를 놓고 벌어질 티파티운동 세력과 기존 주류세력의 파벌 싸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최근 예산 협상에서 민주당에 완패한 공화당이 내분 양상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양대 세력은 이번 협상 실패의 책임을 상대편에 떠넘기며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티파티운동 세력은 이번 예산전쟁의 패배가 주류세력의 대오 이탈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내년 의회 중간선거 출마자를 결정하는 예비선거에서 주류세력 낙마운동에 나섰다.

<뉴욕 타임스>는 공화당 핵심 인사 수십명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이번 파벌 싸움을 “2차 대전 이후 공화당의 가장 치열한 내분 사태인 1964년과 1976년 대선 후보 지명전에 비견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4년에는 신흥 보수주의 운동의 기수인 배리 골드워터가 온건파 넬슨 록펠러를 물리치고 대선 후보가 됐으며, 1976년에는 보수주의 운동의 스타인 로널드 레이건이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에게 도전해 파장을 일으켰다.

티파티운동 세력의 전략가로 불리는 짐 더민트 헤리티지재단 이사장은 “사람들이 마음으로 믿는 것과 워싱턴에서 보는 것 사이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변곡점”이라며 “무모한 정부지출과 연방정부의 확대를 중단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류세력의 대표적 전략가인 칼 로브는 “성공적인 운동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데 티파티운동 세력은 그런 전략이 없다”고 비판했다.

친기업적이고 중도우파 성향인 공화당 주류세력이 워싱턴의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반면, 티파티운동 세력은 정부 규모를 축소하려고 정부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조처도 마다하지 않는다.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한 것이 티파티운동을 활성화시키긴 했지만, 이 운동의 뿌리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시가 메디케어의 확대와 이민법 개정, 2008년 은행 구제 등의 조처를 취한 데 대해 배반감을 느끼고 티파티를 조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티파티운동 세력은 최근 두 차례 대선 후보 지명전에서 모두 기성세력에게 고배를 마셨다.

두 세력의 다툼은 2016년 대선 후보 지명전에서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 승리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관건은 자금과 지도자, 정책이다. <뉴욕 타임스>는 티파티운동 세력이 풀뿌리 조직은 강하지만 탁월한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내세운 감세정책과 같은 폭발력 있는 구체적 정책을 내놓지 못한 점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20일 방송사 일요 시사프로그램에선 두 파벌의 대표주자들이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주류세력을 대표하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더이상의 정부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오바마케어를 폐지시키려는 노력은 헛수고라며 “공화당은 이민법 등 긍정적인 의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번 예산전쟁을 주도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이번에 진 것은 온건파들이 함께 뭉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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