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대통령이 2기 취임식을 하면서, 미국 사람들이 전쟁과 탐욕, 불관용의 치욕스런 대관식을 묵묵히 받아들였다고 말하지 말라. 부시는 우리를 위해 말하지도, 우리를 대표하지도, 우리의 이름으로 행동할 수도 없다.”
노엄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부시 대통령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 반전인사 9천여명이 23일 <뉴욕타임스>에 전면 의견광고를 통해 ‘우리 이름으로는 안 돼’라는 제목의 ‘전쟁과 억압에 반대하는 양심선언’을 발표했다. 앞서 이들은 9·11동시테러 1주년인 2002년 9월에도 똑같은 제목의 의견광고를 미국과 전세계 주요 언론에 실었다
‘우리 이름으로는 안 돼’라는 슬로건은 클라크 키신저 등 9·11동시테러의 일부 희생자 가족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그들 개인들의 희생을 빌미로 전쟁을 벌이거나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하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사용하기 시작해 반전단체들의 반부시 구호로 애용돼 왔다.
이들은 이번 양심선언문에서 “어떤 선거도 외국에 대한 불법적인 전쟁과 고문, 대규모 인권 침해, 학문과 이성의 종식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북한·이란·시리아 침공, 유엔 탈퇴, ‘종신 구금’ 정책 등의 새로운 애드벌룬이 띄워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는 세계 패권국의 목표에 걸림돌이 되는 국가와 개인들에게 우리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범죄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집권 2기의 부시 정권에 대한 투쟁은 지금 시작돼야 한다”며 부시 정권의 실체가 인류에게 재앙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수천만명을 동원해 미국의 정치 현실을 변혁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양심선언은 촘스키 교수 외에 램지 클라크 전 법무장관, 제임스 아부레즈크 전 상원의원, 역사학자 하워드 진 등이 공동명의로 발표됐고 ‘우리 이름으로는 안 돼’ 웹사이트( www.nion.us )를 통해 일반인들의 지지서명과 기부금을 받고 있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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