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타운대서 강연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핵프로그램 전체를 협상 대상으로 삼아 진정한 비핵화로 나아간다면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지만, 추가 도발을 하면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각) 워싱턴 조지타운대에서 ‘아시아에서 미국의 미래’란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신뢰할 만하고, 핵프로그램 전체를 대상으로 해서,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른다면, 우리는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기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들을 계속 가동하며 대화를 하려는 시도는 받아들일 수 없고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북한이 플루토늄 방식뿐만 아니라 우라늄 농축 관련 핵 프로그램 전체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하며, 일단 협상이 시작되면 핵실험 유예는 물론 핵시설 가동을 동결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동맹국들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추가 도발을 한다면 중대한 비용을 계속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은 더 고립되고 심각한 경제난에 빠질지, 아니면 평화와 개발로 나아가고 국제사회에 합류할 진정한 기회를 잡을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아시아 재균형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남아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4월 아시아를 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 나라를 방문할지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으로 순방 일정을 취소한 인도네시아·브루나이·말레이시아·필리핀 등이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아시아 지역안보의 새 도전 과제들에 대응하려고 동맹국들에 더 많은 책임을 맡길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내년까지 개정하기로 했고, 일본이 국가안보회의(NSC)를 창설하기로 한 사실을 첫째로 언급했다. 그는 “일본 국가안보회의와 지역·국제 현안에 대해 긴밀히 공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동맹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미 연합전력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충분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동맹의 군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간략히 설명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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