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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민주 ‘인사 독주체제’
미 상원, 필리버스터 무력화

등록 2013-11-22 20:09수정 2013-11-22 21:12

고위 공직자·판사 인준때
토론종결 요건 완화시켜
공화당 “후회하게 될 것”
미국 상원이 21일(현지시각) 행정부 고위 관리 및 판사 인준안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날 관련 의사진행규칙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52대 48로 통과시켰다. 상원은 의원들에게 필리버스터를 통해 무제한 발언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 제도가 남용되는 것을 막고자 필리버스터를 차단하는 토론 종결 제도(클로처)를 두고 있다. 토론을 종결하려면 지금까지는 100명 의원 중 최소 60명의 동의를 얻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행정부 고위 공직자와 판사를 인준할 때는 51명의 동의만 얻으면 된다. 민주당 의원이 53명이므로 앞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이 반대해도 쓰고 싶은 인물을 고위직에 자유롭게 지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과 일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차단 정족수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이번 규칙 변경은 미국 의회에선 후폭풍이 엄청나 마지막 순간에나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핵 옵션’으로 불려왔다. 필리버스터가 1841년 처음 행해진 이래 상원의 토론문화를 상징해온데다, 소수당으로 전락하면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여러 차례 검토는 됐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공화당은 소수당임에도 지금까지 필리버스터 제도를 통해 행정부와 민주당한테서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었으나 이번 규칙 변경으로 권한을 상당부분 잃게 됐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규칙 변경을 “상원에서의 권력 균형이 전환된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민주당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일찍 이번 조처를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년 선거에서 이겨 앙갚음을 하겠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은 공직자 인준안에 공화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 들어 공직자 인준 관련 토론 종결 투표가 행해진 것은 79차례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8년 재임 기간 38건의 두배에 이른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그동안 전례없는 의사진행 방해가 있었다”며 “이제 상원이 다시 작동할 수 있도록 할 때”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며 환영을 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처는 단기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공직자 인준을 수월하게 하겠지만 미국인들이 지난 5년간 봐왔던 것을 넘어서는 고약한 정쟁 시대의 막을 올리게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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