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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좌파’ 바람 강해지는 라틴아메리카

등록 2013-12-16 20:06수정 2013-12-16 20:45

좌파 정권 11개국으로 늘어나
브라질 등 여성 대통령도 3명
믿을만한 집권세력 확인 이유
15일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미첼 바첼레트가 당선을 확정지어, 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가 집권한 나라가 11개국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칠레·브라질·아르헨티나 세 나라는 여성 대통령으로, 중남미의 좌파·여성 파워가 새삼 확인됐다.

급진 좌파와 현실주의 좌파 등 스펙트럼은 다양하지만, 중남미 20여개국 중 11개국이 좌파 정권으로 분류된다. 칠레·브라질·베네수엘라·우루과이·엘살바도르·페루 등이다. 3선인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과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처럼 장기집권도 여럿이다.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과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쿠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등 재선 지도자들은 더 많다. 라틴아메리카 전문 연구자인 박정훈씨는 이런 현상을 두고 “중남미가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좌회전’했다”고 분석했다.

중남미가 ‘좌회전’하게 된 주요한 배경은 좌파가 세계를 휩쓴 시장근본주의의 대안 세력이자 ‘믿을 만한 집권 세력’임을 확인시켰다는 데 있다. 칠레의 바첼레트는 2010년 첫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당시 지지율이 80% 웃돌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임기 초반 구리값이 폭등했을 때, 그는 재정을 비축해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비축된 재정을 사회복지에 적극적으로 투입해 위기 확산을 막았다. 바첼레트는 후계자를 키우지 못해 우파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정부에 권력을 내줬지만, 4년이 지난 이번 선거에서 다시 좌파 집권을 이뤄냈다. 칠레는 2004년에야 이혼이 합법화됐을 정도로 보수 성향의 가톨릭 국가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좌·우파 양쪽이 모두 여성 대선 후보를 내세우게 할 정도로 바첼레트가 사회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나라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브라질에선 노동자 출신 룰라 다 시우바가 ‘현실주의’ 좌파로 방향을 틀어 2003년 집권했다. 룰라의 뒤를 이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도 내년 재선이 유력하고, 중앙 무대에서는 보수 우파 세력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좌파의 기반이 견고하다. 베네수엘라에선 남미 급진 좌파를 선도하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서거한 이후 우파의 부상이 심상치 않기는 하다. 하지만 병원과 학교 등 복지 혜택을 경험한 빈민계층은 차베스의 공식 후계자인 버스 운전수 출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나라의 운전대를 맡겼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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