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가 1959년 혁명 이후 사실상 금지된 자동차 수입봉쇄를 풀기로 해 1950년대산 ‘빈티지 자동차’가 거리를 주행하는 풍경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쿠바 수도인 아바나 시내를 주행하는 빈티지 자동차들. 아바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비싼 미국산 빈티지카 줄어들듯
쿠바가 1959년 혁명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진 자동차 수입금지를 풀기로 했다고 20일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2011년 주택과 중고자동차 등 사유재산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 이은 후속 조처로, 라울 카스트로 정부가 자유시장 경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18일 각료회의에서 일반인들에게 판매할 차량 수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일부에게만 특권적으로 차량 수입 허가를 내주던 관행을 철폐하게 됐다”고 전했다.
쿠바는 1940~50년대 미국산 빈티지 자동차를 거리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나라로 유명하다. 쿠바는 자동차를 미국에서 거의 전적으로 수입했는데, 혁명 이후 미국이 수출을 봉쇄하고 쿠바 당국도 집·자동차 같은 사유재산 거래를 불허해 자동차 수입이 사실상 법적으로 금지됐다. 이에 따라 혁명 이전에 수입된 1950년대산 포드, 폰티액, 올즈모빌 컨버터블 같은 차들이 지금껏 굴러다니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택시로 수십년 사용된 1957년산 포드 중고자동차가 1만2000달러(약 1270만원), 캐딜락 컨버터블 같은 고급차는 8만달러(약 8500만원)라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평범한 쿠바 사람이 자동차를 사는 것은 아직 머나먼 일로 보인다. 쿠바에선 의료·교육·식량 등이 무상 공급되기는 하지만 개인의 평균 월수입이 20달러에 그치는 상황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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