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 중앙도서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비극을 고발하는 소녀상이 외국에 세워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글렌데일/액션이미지스 뉴스1
오바마 행정부 곧 견해 밝힐 듯
* 위안부 소녀상 : 캘리포니아주 소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백악관 인터넷 청원이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 주장에 대해 곧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4일(현지시각)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을 보면, 지난달 11일 한 시민이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달라는 청원을 올린 이후 이날까지 11만3800명 이상이 지지 서명을 했다. 텍사스주 메스키트에 사는 ‘T.M.’이라고 밝힌 이 시민은 청원문에서 “이 조각은 평화의 동상을 가장한 위안부 동상으로, 일본과 일본 국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 규정상 청원을 올린 지 30일 안에 10만명 넘게 지지 서명을 하면 관련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공식 답변을 하도록 돼 있다.
위안부 소녀상은 지난해 7월30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진 것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공식 명칭이다. 일본 정부와 미국 내 일본인들은 그동안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는 물론 이후에도 집요한 방해 공작을 펼쳐왔다. 지난달에는 ‘위안부 망언’으로 악명높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유신회 소속 중의원 3명이 글렌데일 시의회를 방문해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기도 했다.
재미동포들은 문제의 청원을 올린 사람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화의 소녀상’을 조롱하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된 텍사스주 출신의 토니 마라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60대로 알려진 마라노는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극우 성향을 드러내는 글과 사진, 동영상을 주로 올리고 있으며, 일본의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찾아 참배하는 등 일본 극우 민족주의에 대한 찬양으로 빈축을 샀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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