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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너무 일찍 불려나온 2016 대선 유력 주자

등록 2014-01-16 20:27수정 2014-01-16 21:54

(왼쪽부터) 민주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 크리스티 주지사
(왼쪽부터) 민주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 크리스티 주지사
민주 클린턴 전 국무
‘벵가지 보고서’ 책임 거론
공화당에 공격 빌미 제공

공화 크리스티 주지사
‘브리지 게이트’로 검증대
양자대결 조사서 하락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2012년 9월 리비아의 벵가지에서 벌어진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에 대해 “미리 막을 수 있었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한 무장단체가 9·11테러가 일어난 지 11년째 되는 날,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과 중앙정보국(CIA) 지부를 공격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이다. 사건 발생 16개월 만에야 나온 이 보고서는 사건의 원인과 경위를 밝히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정치적 함의가 크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당시 국무장관으로서 어떻게 대처하고 판단했는지, 즉 그의 과오 여부를 가리고 리더십을 평가할 중요한 소재여서다.

클린턴만 시험대에 오른 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도, 민주당 소속 시장을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다리를 막았다는 ‘브리지게이트’ 등에 발목이 잡혀 있다. ‘벵가지’와 ‘브리지’ 모두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 물어뜯고 싸울 만한 좋은 먹잇감이다. 2016년에 치러지는 대선의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셈이다.

일단 ‘벵가지 보고서’는 ‘브리지게이트’만큼 정면으로 클린턴을 겨냥하진 않고 있다. 보고서는 국무부가 정보기관의 사전 경고에도 경비 병력을 증강하지 않았고, 정보기관은 중앙정보국 벵가지 지부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군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국무부-정보기관-군의 손발이 맞았다면 외교관의 사망 같은 비극적 사건은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엔 클린턴에 대한 언급이 딱 한번 나온다. 공화당 위원들이 주장해 “외교기관의 안전 문제는 결국엔 국무장관이던 클린턴의 책임이다. 벵가지 영사관은 국무부가 정한 안전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는 내용을 보고서 말미에 담은 것이다. 그동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이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려고 사건 원인을 은폐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해온 공화당으로선 ‘실망스런’ 결과다.

벵가지 보고서가 당장은 클린턴에게 결정적인 치명타가 아니더라도 공화당이 클린턴을 계속 공격할 빌미를 제공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 ‘미리 막을 수 있었다’라는 말은 최종적으론 클린턴을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앞으로 “클린턴의 잘못이었다”(공화당)와 “직접적으로 클린턴이 잘못한 게 아니다”(민주당)라는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클린턴과 크리스티 두 사람은 각각 ‘벵가지’와 ‘브리지’라는 대선 후보 검증의 관문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클린턴은 벵가지 보고서가 ‘굿 뉴스’가 아니더라도 대체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크리스티는 그보다 불안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주의회의 폭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 브리지게이트 폭로 이후인 12~14일에 <엔비시>(NBC) 방송이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크리스티는 이번 사건으로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클린턴과 크리스티 양자 대결에서, 클린턴이 50%를 얻었는데 크리스티는 37%로 13%포인트가 뒤졌다. 지난달 조사에선 클린턴이 48%, 크리스티가 45%였다.

하지만 브리지게이트가 크리스티의 정치생명을 위협할 결정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엔비시> 조사에서 69%가 ‘이 사건 때문에 크리스티에 대한 의견을 바꾸지 않았다’고 답했다. ‘크리스티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쪽이 44%로,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는 33%보다 더 높았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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