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도시’로 변해버린 미국 뉴올리언스 등에서 구호활동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면서,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재앙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마이크 리비트 미국 보건장관은 4일(현지시각) <시엔엔>에 출연해 “사망자가 수천명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고위 당국자로선 처음으로 수천명 사망설을 공식 확인했다. 미국 공중위생국도 “세인트 개브리얼 감옥에 있는 한 주검공시소에만도 1천~2천구의 주검이 수습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주검들이 물위에 떠다니거나 고속도로나 부서진 집에 방치돼 있는 등 사방에 널려 있다고 보도했다. 미시시피 재해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52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혔다. 뉴올리언스에서는 59구의 주검이 수습됐다.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이웃 텍사스주 등으로 빠져나갔지만 치안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뉴올리언스 북쪽의 폰차트레인 호수와 미시시피강을 연결하는 덴지거 다리에서는 경찰이 약탈자 8명에게 총을 쏴 그 중 4~5명이 숨졌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구호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세계 60여 나라가 지원 의사를 밝히거나 지원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4일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에 담요와 의약품, 식수, 식량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해찬 총리 주재로 미국의 카트리나 피해복구 지원과 관련해 종교계·경제계 초청 간담회를 열어 정부 예비비 500만달러, 국민 성금 모금 500만달러, 기업체 지원 2천만달러 등 지원금 3천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박민희, 박병수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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